“가장 의미 있었던 수업은 한국의 유교문화입니다. 삼강오륜과 유교적인 실생활을 배웠는데 가부장적인 기업관행의 원인 등 한국의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프랑스인 알렉산드 르코뉴에(32)씨는 한국회사로 처음 출근하는 날을 하루 앞둔 17일 설레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정부와 유럽연합(EU)간의 합의로 유럽내 지한파(知韓派) 기업인 양성을 위해 올 6월 처음 시작한 ‘한국어 및 한국학 교육프로그램(ETP Korea)’ 1차 과정을 마친 실력을 발휘할 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6개월 과정으로 그를 포함해 스페인, 영국, 독일 등 유럽기업 중견간부 10명이 공부하고 있다.
3개월간의 기초과정은 한국외대에서 하루 7시간씩 한국어와 한국의 경제·사회·문화·역사를 익혔다.
앞으로 남은 3개월간은 한국회사에 주 4일간 근무하면서 한국기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하루는 다시 외대에서 한국어 등을 배우게 된다.
르코뉴에씨는 프랑스 ‘국립응용과학원(Institut National des Sciences Appliques)’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고급엔지니어로 반도체칩을 만드는 퀄리플로사에서 작년 12월 한국의 나라테크에 기술지원매니저로 파견됐다.
이번 프로그램도 회사를 통해 EU에 직접 지원했다. 그는 “이제 한국전문가가 다 됐겠다”는 질문에 “아직은 당치 않아요”라며 두 손을 휘휘 내젓는다.
“‘정(情)’이라는 말, 남북 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등 한국은 직접 와보지 않고는 배울 수 없는 미묘한 문화적 차이와 특성을 많이 가진 나라입니다.”
르코뉴에씨에겐 한국 정신문화의 틀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과정이 끝나면 동료들과 동창회를 조직할 계획인 르코뉴에씨는 “앞으로 한국과 EU간 경제교류에 기여하고 싶다”며 “교류·협력이 강화되면 불투명한 경영, 적당주의 풍토 등 한국기업의 문제점도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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