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앨 고어가 승리하나.”미국대선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후보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후보를 지지율에서 현저한 차이로 누르고 탄탄대로를 질주하고 있다.
갤럽/USA투데이/CNN이 노동절(9월4일)이후 매일 실시하고 있는 지지율조사에 따르면 고어는 6일 47%대 44%로 3%포인트 부시를 앞섰다. 8일에는 45%대 46%로 1%포인트 역전당했으나 10일부터는 오차범위를 넘는 6~8%포인트의 우세를 지키고 있다.
또한 뉴스위크가 지난주 실시한 조사에서는 고어 후보가 52% 대 38%로 무려 14%포인트나 앞섰다. 고어가 대선유세가 시작된 이래 ‘사실상 승부확정 지수’인 10%포인트 이상을 리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뉴욕타임스가 17일 각 주별 여론조사를 토대로 선거인단 확보수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고어는 당선확정수인 270표에 31표가 모자라는 239표를 확보, 201표를 차지한 부시를 크게 앞질렀다.
이같은 고어의 선전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간 부시가 우세했던 중남부의 공화담 텃밭이 고어측으로 돌아서기 시작한 점과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과 노년층으로부터 고어가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점이다.
고어는 캘리포니아와 동북부의 뉴잉글랜드지방 등 전통적 우세지역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혼전지역이던 미네소타, 뉴저지, 펜실베니아 등을 잠식했다. 또한 부시가 승리를 장담하던 플로리다, 미시건, 미주리, 위스콘신 등 선거인단 규모가 큰 거대주를 박빙 승부처로 뒤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특히 자신의 동생인 젭이 주지사를 맡고 있어 안심하던 플로리다마저 혼전지역으로 변해 부시는 당혹하고 있다. 부시 진영은 또한 역대선거에서 공화당의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던 미시시피강을 중심으로한 중서부 대평원지역에서 고어측의 약진이 두드러지자 이 지역에 대대적인 TV광고를 퍼부으며 수성(守城)에 안간힘이다.
이같은 고어의 파죽지세는 교육과 의료보장 등 핵심 이슈에서 설득력있는 공약을 집중적으로 제시한 것과 취약지역에 대해 선심공약을 내세운 선거전략이 주효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어의 질주에 대해 고어 캠프의 선거전략가인 태드 데빈은 “접전지역에서 고어가 우세를 확대해가고 있는 추세로 보아 이제 완벽히 기선을 제압했다”며 “그러나 선거가 두달 가까이 남아있는데다 선거자금이 풍부한 부시측의 반격도 만만찮아 결국 TV토론을 고비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논란을 거듭하던 미국 대선 토론회 일정과 방식이 최종 확정됐다.
대통령후보 토론위원회는 16일 대통령 후보간에는 3회, 부통령 후보간에는 1회씩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민주·공화 양당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노동절 연휴가 끝난 지 한달만인 10월3일 보스턴의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열리는 첫 토론회는 두 후보가 연단에 서서 하는 전통 방식으로 진행된다.
1주일 뒤인 1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의 웨이크 포리스트대학과 17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열릴 나머지 두 번의 토론회는 후보들이 사회자와 함께 탁자에 둘러 앉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세 번째 토론회는 청중들도 각 후보에게 질문하는 공청회 형식이 곁들여진다.
세 차례의 토론회는 모두 공영 TV방송인 PBS의 앵커 짐 레러가 사회를 맡으며, 각 토론회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저녁 9시부터 1시간 30분간 진행된다.
10월5일 켄터키주 댄빌에서 열릴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아직 사회자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후보들이 사회자와 함께 탁자에 앉는 토크쇼 형식이다.
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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