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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보.살사에 흐르는 쿠바리듬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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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보.살사에 흐르는 쿠바리듬의 매력

입력
2000.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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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미구엘은 라틴 음악의 양대 산맥 중의 하나인 브라질 음악의 매력을 세계에 알린 가수이다. 감미롭고 애처로운 그의 노래는 특히 동양인들의 정서를 자극했다.이제 나머지 산맥 하나인 쿠바 음악의 기운을 느낄만한 음반이 출시됐다. 자자한 명성을 뿌린 지3년만에 드디어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다가왔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 이란 ‘환영받는 사교 모임’ 이란 뜻이다. ‘파리 텍사스’를 만든 빔 벤더스 감독은 영화 음악을 담당한 라이 쿠더를 통해 쿠바 음악의 매력에 도취했고, 내친 김에 아프리카와 쿠바 음악의 거장들의 음악 작업을 소개하는 다큐 형식의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만들게 됐다.

음반은 1997년 영화개봉과 함께 발표, 빌보드 차트에서 선풍을 끌었고 비영어권 음반임에도 전세계적으로 200만장이 팔려 나갔다. 연초 일본에서 영화가 개봉되면서 역시 20만장이 팔려나가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맘보 차차차 룸바 살사 등 신나는 리듬에 실린 쿠바 거장들의 노래는 무게를 잡지도, 기교를 부리지도 않는다.

그저 오랜만에 만난 친구 모임에서 흥에 겨워 부르는 노래처럼 자연스럽게 노래와 감정이 하나가 된다. 그러나 노련한 손끝에서 만들어내는 타악과 현악의 연주 실력은 그것을 예술적 경지로 끌어 올린다.

그것이 바로 쿠바 음악의 힘이다. 음반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나이를 보면 기가 막힐 정도이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콤파이 세군도는 1907년생으로 93세. 그는 10대 초반 담배농장 일꾼으로 일하며 밤에 클럽에서 보컬을 시작, 쿠바 음악에 ‘민중’의 등장을 알린 사람이기도 하다.

그를 비롯해 루벤 콘잘레스(81·피아노), 이브라임 페레르(73·보컬), 오마라 포르투온도(70·보컬) 등을 비롯, 올해 나이 쉰을 넘은 아티스트들이 즐비하다.

유일한 여성 가수인 무게있는 저음의 오마라 포르투온도 역시 올해 70세로 ‘쿠바의 에디트 피아프’로 불리는 인물이다.

느린 컨츄리 스타일의 ‘찬찬(음료수 이름)’, 익숙한 라틴 리듬인 ‘데 카미노 아 라 베레다(길에서 오솔길까지)’, 정열적인 템포의 ‘푸에블로 누에보(새로운 마을), 깊은 밤 클럽에서 한번쯤 들어봄직한 피아노 반주의 발라드 ‘무르무요(속상이다)’등 명곡의 행진이다.

녹음은 엿새만에 하바나의 한 스튜디오에서 일체 편집없이 자연스런 라이브로 이뤄졌다. 라틴 음악이란 화장을 한, 그러나 라틴의 정신은 없는 미국 주도의 라틴 팝 유행의 실체를 알아차린 이들을 충분히 위로해줄 만한 음반이다. 영화는 연내에 백두대간이나 아트선재선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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