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사오마이’는 부실과 안전에 대한 우리의 불감증을 속속들이 들춰내며 사라졌다. 제방이 무너지는가 하면 도심 주차타워가 기울고 건물 옥상의 송신탑이 도로를 덮치는 등 아찔한 순간이 속출했다.■ 보강공사도 부실
15일 경북 고령군 우곡면 객기리 낙동강변에서 발생한 봉산둑 60m붕괴는 부실시공된 제방을 보강하면서 또다시 ‘대충’공사를 한 인재(人災)였다. 1991년 축조된 이 둑은 지난해 태풍 ‘비트’당시 물이 새는 ‘파이핑’현상으로 수해가 발생, 배수문 보수공사중이었다.
침수피해 주민들은 사질토로 쌓여져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수문주위 부분 등을 점토로 견고하게 다져야 한다는 지적을 무시한채 공사를 강행했다고 비난했다.
■ 기울어진 주차타워
16일 오전5시께 부산 북구 금곡동 월드상가빌딩 부설 지하2층, 지상8층(연면적 5,400㎡) 규모의 주차타워
가 20도 가량 기울어져 수백명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북구청측은 “초속 20m의 강풍이 불기는 했으나 준공(97년12월)된 지 3년도 안된 건물이 기우뚱한 것으로 볼 때 부실시공이 원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오전3시께는 부산진구 가야2동 한국통신 3층옥상에 설치된 20㎙ 높이의 철제 송신탑이 넘어지면서 도로를 덮쳐 차량 2대가 파손됐다.
■ 위험요소 방치
14일 오후10시부터 통행이 금지된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동례리 동례교는 78년 가설된 이후 7개의 교각이 낡아 보강공사가 시급한데도 방치, 결국 부분 붕괴됐다.
금강 하류인 충남 부여군 세도면 장산·사산·청포리도 태풍때마다 물에 잠기는 지역이지만 주민들의 배수펌프장 건설 요구는 10년 넘게 묵살돼 왔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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