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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괴전단 소동,철저한 수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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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괴전단 소동,철저한 수사를

입력
2000.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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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도심의 초특급 호텔 경내에서 야당총재의 대북 태도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괴전단이 대량으로 발견된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다. 괴전단이 발견된 장소와 시기가 공교롭게도 북한 김용순 비서가 묵던 장소와 시기가 겹친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괴전단에는 ‘반북 반통일은 천벌을 받는다’는 글이 씌어 있고, 이회창 총재가 ‘민심’이라는 불솥 앞에서 난감한 표정으로 처형을 기다리는 장면 등이 만화로 그려져 있다. 괴전단이 혹시 우리 내부에서 제작된 것이라면, 최근 사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지나치게 감상주의적인 남북관(觀), 또는 그로 인한 일탈현상 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남북문제에서의 감상주의적 접근태도는 남과 북 어느쪽에도 이롭지 않다는 것을 국민들은 이미 체험으로 터득했다.

괴전단이 우리내부의 소행이 아니라면, 과거의 관행대로 북쪽에서 제작됐을 가능성은 아주 높다. 만약 그러하다면, 남북관계가 아직도 진정한 궤도에 진입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북쪽 어딘가에 아직도 적화통일의 망상에 들떠있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괴전단은 남북관계의 냉엄한 현실은 물론,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안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편 방첩 보안을 담당하는 치안당국, 특히 국가정보원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의 예처럼 야산과 들판도 아닌, 바로 북한의 김용순 비서가 머물던 호텔 경내에 괴전단이 대량으로 살포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국정원장이 계속해서 남북협상의 전면에 나서는 일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해 당국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리라고 본다.

당국은 과거 안기부장들의 사례를 들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지금의 경우는 다르다. 지금은 막후의 역할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공개적으로 협상 전면에 나서 있다. 이런 문제와 관련, 국정원이 간여해 만든 공동보도문의 ‘최존칭 소동’을 예사롭게 보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당국은 유념해야 한다.

관계당국은 야당총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이런 식의 괴전단이 남북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인쇄물 상태를 본다면 적어도 출처가 어느쪽이라는 것 만큼은 어렵지않게 알아 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것의 출처가 북쪽이라면 쉬쉬 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재발방지 조치를 촉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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