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호남본부 현금도난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동부경찰서는 16일 이 은행 내금고의 다이얼 비밀번호가 풀려 있었던 사실을 확인, 용의자 임모(34)씨 외에 내부 공모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은행직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경찰은 또 도난당한 현금 21억원은 임씨가 친인척의 집이나 야산 등 제3의 장소에 숨겨두었거나 외부 공모자에게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금의 행방을 캐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임씨가 11일 부인 김모(27)씨와 전화통화한 데 이어 추석인 12일에는 전처 최모(33)씨와도 통화한 사실을 밝혀내고 발신지 추적을 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12일 밤 10시22분께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은행을 그만뒀다. 아이 양육비를 보낼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으나 재혼한 최씨가 반발하자 14일 다시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은 이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임씨는 도피 전 자신의 집 우유통에 현금 500만원을 넣어두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돈의 무게가 230㎏에 달하고 돈상자에는 ‘국민은행’이 선명하게 적혀 있어 외부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임씨가 자신의 승용차에 싣고 도피중일 가능성은 적다”며 “임씨의 친인척과 친구 등의 집과 주변지역에 대한 수색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임씨의 친누나(45)가 일본에 살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 임씨가 일본으로 밀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