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사오마이’가 16일 전국을 강타하면서 황금빛으로 물들던 농경지 수만㏊가 물에 잠기고 곳곳에서 산사태로 도로가 유실되는 등 ‘태풍재앙’이 속출했다.특히 15일 일부 제방이 붕괴됐던 낙동강 수위가 계속 치솟으면서 이날 오전 8시 경남 함안군 진동 등 중·하류지역에 홍수경보가 발령돼 주민 수천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등 불안에 떨고 있다.
■다된 농사 망쳤다
‘사오마이’는 남부지역 농경지와 과수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12일부터 장대비가 계속된 경남지역에서는 3,500㏊에 달하는 농경지가 침수됐거나 벼 피해가 발생, 최악의 수해를 입었다.
또 경북지역은 낙동강 봉산둑이 붕괴돼 고령지역 등의 2,500여㏊(약 750만평)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고 충남, 전남 등의 농경지피해도 지역별로 900~2,000㏊에 달했다. 특히 사과 배 포도 등 과일 낙과 피해면적이 1,000㏊를 넘는 것으로 잠정집계되는 등 올 농사에 치명타가 우려된다. 농작물 피해는 집계가 제대로 되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곳곳 교통두절, 산사태
‘사오마이’는 번듯하게 뚫린 도로망과 철로를 삽시간에 두동강냈다. 16일 오전 5시30분께 경남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남해고속도로 남해고속도 상행선 야산에서 산사태로 수백톤의 흙더미가 도로를 덮쳐 상행선이 전면 통제된 뒤 2시간만에 개통됐다.
또 오전 6시30분께 진주시 일반성면 개암리 반성역 기점 1.5㎞ 지점에서 철로가 폭우로 유실돼 상하행선 열차가 1시간30분 동안 운행이 중단됐다.
도로가 침수된 곳은 국도 3곳, 지방도 2곳, 시·군도 15곳으로 20곳에 달했고 낙석과 토사붕괴로 국도 9곳의 비탈면이 붕괴됐다.
■학교도 무너지고 주민 고립
주민들이 곳곳에서 고립되고 학교 건물과 담장이 붕괴돼 수업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지역에서만 창원과 마산, 통영, 김해 등 도내 7개 시·군 34개 초·중·고교의 건물이 부서져 상당기간 수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경남 창녕 남지읍 남지리에 축조중인 낙동강 축대 50㎙가 무너지면서 농경지는 물론 주택 3채가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한 데 이어 전남 진도군 진도읍 조금리 주택 24채도 15일 저녁 물에 잠겨 주민들이 인근 학교로 피해 밤새 불안에 떨었다.
특히 16일 오전 7시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동두말 해상에서 태풍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국적 4만톤급 빈탕비루호가 좌초돼 선원 29명은 전원 구조됐으나 기름유출에 따른 해상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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