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비상에 뒤늦게 호들갑을 떠는 정부의 모습이 정말 가관이다. 고유가 사태의 심각성을 이제서야 깨우쳤다는 말인가.과거 중장기 대책이니 특단의 시책이니 하며 떠들어 댔던 것들은 다 무엇이었고 또다시 호떡집에 불난듯이 법석을 떠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니 정부가 총리 주재의 범정부적 대책회의를 열어도 국민들은 코방귀를 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상대책이랍시고 어제 내놓은 방안들 역시 서랍속에 처박혀 있던 케케묵은 것들이다.
차량 10부제 운행 등 삼척동자라도 생각할 수 있는 뻔한 규제 일방책 아니면, 진작에 가시적 결실을 거두었어야 할 구태의연한 중장기책들의 재탕뿐이다.
정부정책에 조금이라도 진전된 맛이 있어야 국민들도 다시 허리띠를 조이게 되는 법인데, 진전은 커녕 10년 20년전의 상황에서 맴돌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이러저러한 변명을 늘어놓지만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되어 있다.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체제를 개편한다던 요란한 구호들이 한낱 구두선이었음을 실증적 수치들이 말해준다.
산업의 석유의존도, 자급률, 에너지 효율, 석유비축량 등에서 해외경쟁국들과의 격차가 지난 20여년간 되레 심각하게 벌어진 사실을 정부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석유사업기금 등 유가완충 명목으로 거둔 막대한 세금(부과금)은 또 어디로 실종되고 다시 전력요금을 올리겠다고 하는 것인지 온통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근원은 정부의 안이한 시각과 온탕냉탕식의 대처행태에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유가에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총리까지 나섰다. 유가대책이야말로 일관성있는 백년대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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