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성화점화자도, 화려한 식전행사도 아니었다. 그것은 96번째로 입장한 남북선수단의 동시입장이었다.아리랑의 선율이 은은하게 깔리는 가운데 손을 맞잡은 남북한 선수들이 하늘색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본부석을 지날 때 개막식은 절정에 도달했다. 그 순간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한이 스며 있는 민요가 아니었다. 희망과 평화와 감동의 메시지였다.
동서화합의 88년 서울올림픽보다 시드니올림픽이 더 감동적인 까닭은 바로 남북선수단의 동시입장때문일 것이다.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 남과 북이 하나가 된 모습을 이처럼 감동적으로 전해줄 드라마가 또 어디 있을까. 이 장면을 지켜본 세계인들, 그리고 남과 북의 동포는 바로 통일 한국이 머지않았음을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스포츠는 이렇게 남북의 동포가 하나의 조국과 민족의 동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 세계에 통일한국의 이미지를 가장 쉽게 전해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6.15 남북공동선언이후 스포츠교류는 거의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남북 동시입장을 계기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스포츠교류가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은 아마 이산가족 상봉이나 경의선복구 등 사회와 경제 등 시급한 과제들을 우선 해결해야 했기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시드니올림픽은 남북 스포츠교류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주었다. 동시입장을 넘어 단일팀으로 올림픽 무대에 섰을 때 남북의 동포들은 한 핏줄임을 더욱 절감하지 않을까. 세계는 더 이상 남북을 분단국가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남북선수들의 동시입장을 보며 앞으로 각 종목 단일팀, 나아가 2002년 월드컵의 분산개최, 다음 올림픽의 단일팀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하나된 남북 스포츠는 통일한국의 상징이다.
시드니=올림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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