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장파 의원 13명이 이른바 ‘반란’을 일으켰다. 2선의 추미애 의원과 초선의원 12명이 15일 아침 전격적으로 모임을 갖고 당 지도부는 물론 여권 핵심부의 정국운영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이들 모임에선 “김대중 대통령이 상황파악을 잘 못하고 있다” “한빛은행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
“국회법 개정안은 원점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해야 한다”는 등 여권 기준으로는 위험수위를 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현재의 정국상황을 빗댄 탄식과 자조의 말들도 쏟아졌다. “청와대와 거리에 나간 야당만 있고, 민주당은 없다”
“한빛은행 수사발표는 나 자신도 안믿는다” “집권당이 위기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17석 미니정당에 장관 총리 등 파이를 과분하게 나눠 줘 공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재점검해야 한다”
“의약분업을 2년이나 미루고 있는 동안 관료조직은 무엇을 했나.” 모처럼 집권당에서 나온 말들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런 말은 바로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들이었다.
여당 의원들은 이번 추석연휴 심상찮게 흐르는 바닥의 민심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만으로 정부와 여당이 국민의 마음을 끌어 들일 수 없다는 점을 이번 기회에 깊이 새겼으리라 짐작된다.
민심은 거창한데 있지 않다. 그저 경제가 좋아져서 살림이 펴고,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금의 상황은 그 반대다. 경제는 매우 불안하다. 기름값은 치솟고, 경기는 하락세로 또 IMF가 오지않나 하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전국민은 몇달째 의료혜택을 제대로 못받고 있다. 게다가 한빛은행 부정대출 사건이 터져 공연히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13인의 반란은 국민에겐 ‘충정’으로 비쳐진다. 그들의 지적처럼 집권당이 우선 변해야 한다. 위만 쳐다 볼 것이 아니라, 좌우는 물론 아래도 내려다 봐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 시켜 제반분야의 갈등 해소와 함께, 권력형 비리의혹을 규명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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