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는 태풍 ‘사오마이’의 예상 피해범위는 동서남북이 따로 없다. 태풍의 영향반경이 450㎞에 달해 한반도 전체가 직접 영향권에 고스란히 들어가기 때문이다.특히 전남 해안의 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프라피룬’이 몰고온 초속 58.3m를 능가하는 초강풍이 곧바로 들이닥치고 내륙지방에도 초속 20∼30m의 싹쓸이바람이 예상된다. 345명의 인명피해를 낸 1987년도 태풍 ‘셀마’의 내륙 이동경로와 닮았다는 점도 불길하다.
당초 서해상을 따라 곧장 북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오마이는 북쪽 한기세력이 동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을 피해 서해안쪽으로 처져 내려오면서 방향을 북북동으로 튼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한 중서부 지방으로 봐서는 사오마이가 서해로 이동하는 것보다 내륙에 상륙한 것이 그나마 다행일 수 있다. 태풍은 내륙으로 들어서면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바람에 관한 얘기일 뿐 비 피해는 예측불허다. 12일부터 4일간 전국에 최고 300㎜가 내린 가운데 최고 200㎜까지 비가 더 뿌릴 것으로 예상돼 곳곳에서 침수와 붕괴사고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
현재 태풍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한기세력 경계면에 부는 제트기류가 태풍을 빨리 끌고 나가는 경우다.
작년 8월 ‘올가’의 북상 때도 제트기류가 시속 45㎞의 빠른 속도로 태풍을 한반도 밖으로 끌고 나가 피해를 크게 줄인 바 있다.
기상청도 이 제트기류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반경이 엄청나 상륙 지점과 진로가 무의미해졌다”며 “태풍이 한시라도 빨리 빠져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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