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매형' 관계인 한국배드민턴 대표팀의 권승택감독(44)과 '배드민턴 황제' 박주봉(36) 말레이시아대표팀 수석코치가 시드니올림픽에서 적수로 만났다.공교롭게도 한국이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남자복식에서 말레이시아팀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돼 박코치의 매형인 권승택감독은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14일 시드니시내 파이브 닥 레저센터에서 연습중인 한국대표팀을 찾은 박주봉코치는 "한국인이니까 한국이 이기길 바라지만 말레이시아에서 거는 기대가 워낙 커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결코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박주봉코치는 "한국의 김동문-하태권, 이동수-유용성(이상 삼성전기)조가 말레이시아보다 전력상 우위인 것은 사실이지만 방심할 경우 말레이시아의 첸순킷-얍킵혹조와 충탄훅-리완와조에 의외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며 "방심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권감독은 99년 전영오픈때 박코치에 당한 아픈 기억을 잊지 못한다. 당시 51연승을 질주하며 11개 국제대회 연속우승을 달리던 세계최강의 혼합복식조 김동문(삼성전기)-나경민(대교눈높이)조가 박코치가 이끌던 영국조에 패해 연승행진을 끝냈기때문이다.
이번 올림픽 대진표추첨결과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김동문-하태권조는 매경기마다 어려운 상대와 격돌한다. 4번 시드를 배정받은 김-하조는 말레이시아의 첸순킷-얍킵혹조가 중국의 첸퀴-유진하오를 이길 경우 16강전에서 격돌한다.
첸순킷-얍킴혹조는 은퇴를 앞두고 노쇠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서의 관록이 있어 초반 분위기에 밀릴 경우 고전이 예상된다.
스피드, 파워면서는 김-나조가 앞서지만 30이 넘은 나이에서 나오는 경험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2번 시드를 배정받은 이동수-유용성조도 말레이시아의 충탄훅-리완와(세계5위)조와 4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많다.
한편 박주봉코치는 96애틀랜타올림픽때 자신의 혼합복식 파트너였던 나경민에 대해 "애틀랜타 당시에는 단식에서 전환한지 얼마안돼 복식경험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다"며 "혼합복식의 금메달 가능성은 90%이상"이라고 추켜 세웠다.
한국인이지만 한국을 상대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박주봉코치가 과연 매형인 권승택감독의 금메달가도에 '딴죽'을 걸지 관심이다.
시드니=올림픽특별취재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