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오묘한 까닭은 막상 경기를 할 때 지금까지 연습했던 것과 똑 같은 상황이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슷한 장면은 있을 수 있어도 주변이나 개인의 몸상태 등 여러 가지 보이지않는 차이점이 작용하기에 똑같은 상황은 나올 수 없는 법이다.지금까지 2년여를 반복해서 다져온 한국축구의 조직력이 마치 한번도 손발을 맞춰본 선수들이 아닌 것처럼 일순간에 무너진 것은 바로 여러 가지의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 즉 창의성의 부족때문이다.
이것은 아마 홍명보가 빠지고 새로운 라인업이 짜여졌기 때문에 생긴 것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부분전술과 팀전술을 만들 수 있는 개인전술의 부족이 큰 원인이다.
특히 수비가 불안하다 보니 미드필드와 최전방 공격으로 이어지는 3선이 모두 무너졌고 플레이가 한국 위험지역에서 이루어져 게임은 시종 한국의 열세로 이어졌다. 경기하다보면 감독과 선수간의 생각이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날 한국경기가 그랬다.
두번째 패인은 스페인이 한국의 장단점을 너무 정확히 파악하고 대비했다는 점이다. 스페인이 종전에는 잘 쓰지 않는 지역방어를 구사하며 한국의 빠른 공간침투를 완벽히 차단한 수비방법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수비조직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왔기에 다시 정비가 가능하다고 본다. 스페인이라는 우리보다 몇 수 위의 기량을 가진 팀을 만나 미처 대처할 수 없었을 뿐이다. 새로 가세한 강철을 위시로 박동혁 등 우리 젊은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고 예전의 그 기백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산아이콘스 유소년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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