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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로 떠오른 '京仁운하' 논란 / 제2시화호? 물류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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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로 떠오른 '京仁운하' 논란 / 제2시화호? 물류혁명?

입력
2000.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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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가 14일 건설교통부에 정식으로 연말 착공을 위한 사업실시계획 승인신청을 냄에 따라 경인운하 사업 필요성과 환경파괴 등을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가열되고 있다.환경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은 경인운하 견설에 대해 “수조원을 쏟아부은 애물단지로 전락, ‘제2의 시화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는 반면, 정부와 ㈜경인운하측은 “획기적인 ‘물류혁명’을 이루게 될 것”이라며 ‘환경재앙설’을 일축하고 있다.

■이래서 안된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金丁勖·54)교수는 “5급수에도 못 미치는 굴포천의 썩은 물과 4급수인 한강물이 섞여 운하로 유입될 경우 운하내 수질오염은 물론, 인근 해양생태계까지 파괴되는 등 최악의 환경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두건설로 철새도래지이자 재두루미 노랑부리백로 등 천연기념물 서식지인 한강하구가 쑥대밭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반대론자들은 운하의 경제성 자체에도 회의적이다. 한양대 강정우(姜晸禹·교통공학과·48)교수는 “불과 2시간 운송거리에 수조원을 들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인천항 하역, 바지선 선적, 서울터미널 하역, 소형바지선 선적 등 과정도 복잡해 비용과 시간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만기(閔萬基·36) 녹색교통 사무처장도 “정부가 주장하는 3조5,374억원의 경제적 편익 중 86.9%(3조738억원)에 달하는 물류개선 이익은 1994~96년 호황기를 기준으로 과다계상된 것”이라며 “더구나 추후 추가공사, 환경오염 해결 등을 위해 끊임없이 소요될 비용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래서 필요하다

정부와 ㈜경인운하측은 우선 경제성 논란에 대해 “경인운하를 ‘부산~서울간 천리 뱃길’의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 이 뱃길의 완성에 따른 내륙교통난과 인천항의 체선(滯船)완화 등까지 합치면 유무형의 물류비용 절감효과는 연간 2조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건설교통부 경인운하과 정희규(丁憙圭·36)사무관은 “부산의 수입 컨테이너, 포항의 철강, 울산의 자동차 등을 뱃길 만으로 서울로 반입할 경우 물류비용이 크게 줄어든다”며 “특히 운하의 환경비용이 육로의 1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을만큼 운하건설은 오히려 친환경적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경인운하측도 “수로내 물의 체류기간은 평상시 4일에 불과해 무려 200일이상 머무르는 시화호와는 전혀 다르다”면서 “운하 내에 수생식물정화대, 영양염류제거시설 등을 설치해 오염을 막을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이밖에 운하건설로 상습침수지역인 굴포천 일대 홍수피해를 막고 인천국제공항과 연계된 ‘해상 관광루트’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강수운 복원 논란

한편 경인운하의 대안으로 일각에서 한강수운(水運)의 부활 문제를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윤종호(尹種鎬)간사는 “경의선이 복원되는 데 한강수운이 불가능하겠느냐”며 “실제로 1953년 정전협정 제1조에는 한강하구의 민간선박 자유통항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항행규칙은 군사정전위원회가 규정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형진(全炯珍)박사는 “선박운항을 위해서는 수심이 최소한 6m는 돼야하는데 한강 하류는 1m밖에 안되는 곳도 허다하다”며 “따라서 준설작업에만 당장 수백억원 이상이 필요한데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쌓이는 토사를 퍼내야 한다”고 현실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 경인운하

영종도 부근 서해(인천 서구 백석동)에서 행주대교(서울 강서구 개화동)를 잇는 총길이 18.5㎞(주운 수로 15.6㎞), 폭 100m, 수심 6m의 운하. 1995년 민자유치대상사업으로 선정돼 99년 현대건설 등 8개 민간기업과 정부가 출자, 시공사인 ㈜경인운하를 세웠다. 추정 건설비용은 1조 8,429억원.

운하와 갑문, 선박터미널과 부두를 만드는 1단계 공사는 2004년말께 완공 예정으로 배후지에는 관광단지(38만평), 공업단지(16만평), 물류단지(56만평)가 들어선다. 시설확장을 위한 2단계 사업은 2009년 착수될 예정이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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