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첫올림픽인 시드니올림픽에는 '처녀 출전'하는 각종 운동복, 용품과 장비들도 꽤나 많다. 시각적 효과와 실용성을 겨냥한 것부터 스포츠 과학의 최첨단 노하우가 담긴 것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12년만에 남녀 동반 메달을 노리는 한국 핸드볼은 먼저 '낯선 볼'과 친숙해야져야 한다. 배구 등에서 컬러 공이 사용된 데 자극받은 국제핸드볼연맹도 이번 올림픽부터 붉은 벽돌색을 입힌 새 볼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은 약 20여일 전 처음 컬러 공을 접했다. 더욱이 이 공은 외부가 코팅처리돼 있어 조금 미끄럽기까지 하다.
펜싱 선수들도 각국의 문양이 들어있는 펜싱복을 입고 상대를 겨냥한다. 한국은 팔과 허벅지에 태극문양이 그려진 유니폼을 세계연맹으로부터 공인을 받았다. 자국의 고유 문양을 승인받지 못한 나라의 선수들끼리 맞상대하는 경우 한쪽은 컬러 펜싱복을 입어야 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선을 보일 예정이었던 투명 마스크는 안전 문제로 사용되지 않는다. 칼이 플라스틱을 뚫는 사고가 간혹 발생했기 때문이다.
띠로 상대를 구분했던 유도는 전통의 흰 도복과 새로 도입된 푸른 도복으로 상대를 한눈에 식별할 수 있게 됐다.각종 국제대회에서 이미 사용이 됐던 것이지만 올림픽에서는 이번이 데뷔무대.
어깨를 훤하게 드러냈던 역도복도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스의 금메달 후보 피로스 디모스는 용상 때 바벨 바가 어깨에 잘 걸쳐질 수 있도록 어깨에 패드를 댄 새 운동복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림픽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경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625m를 돌고 트랙에서 빠지는 오토바이형 유도사이클은 뒤따르는 선수들에게 매연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기모터로 작동된다.
이밖에 근대 올림픽 초반 신체의 노출을 꺼려해 선수들이 착용했던 전신 수영복이 이번에는 표면저항을 막고 부력을 높이기 위한 과학적인 고려로 한 세기만에 부활했다. '환경올림픽'에 걸맞는 태양전지 카트도 등장해 선수들과 임원들의 발이 될 전망.
시드니올림픽에서 레슬링 선수들은 신발 끈을 매며 호흡을 조절하려던 잔꾀를 더 이상 부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발목 부분을 테이프로 꽁꽁 묶는 '끈 없는 레슬링화'가 사용되기 때문. 그러나 격렬한 경기로 테이프가 풀어질 수도 있어 실효성은 미지수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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