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호남본부에서 국내 현금 절도사건 사상 최대인 21억원대의 은행금고 도난사건이 발생했다.7일 오후 8시30분께 광주 동구 금남로 국민은행 호남지역본부 건물 6층 금고에 보관중이던 1만원권 20만1,100장과 5,000원권 2만장이 도난당한 것을 이 은행 직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은행 출납과 어음교환담당 임모(34·전남 목포시 산정동)씨는 8일 오전6시께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고 말하고 금고열쇠 1개를 택시기사를 통해 은행에 전달해 온 사실을 확인, 임씨를 전국에 수배하는 한편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경찰은 또 금고 안에 있던 현금수송용 종이상자(사과상자 크기) 7개와 은행안에 이용하던 현금운반용 손수레가 지하주차장으로 옮겨져 있는 점으로 미뤄 임씨가 돈자루에 현금을 담은 뒤 손수레에 싣고 엘리베이터로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 자신의 프린스 승용차에 싣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씨는 이날 업무추진팀 문모과장과 저녁식사를 하던중 ‘외금고를 잠그고 오겠다’며 문과장으로 부터 열쇠를 건네받아 금고로 가서 외금고문을 열어놓은 뒤 식사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러나 금고문을 열려면 두개의 열쇠를 연 뒤 다이얼식 비밀번호를 넣어야 가능하고 현금 211억원을 혼자 옮기기는 쉽지 않은점 등으로 미뤄 공범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 현금 21억원을 옮기려면 -무게 230킬로, 사과상자 10개반
국민은행 호남본부에서 도난 당한 현금 21억1,100원의 무게와 ‘크기’는 얼마나 될까. 이 은행 직원 임모씨가 훔친 돈은 1만원권 20만1,100장과 5,000원권 2만장.
임씨는 사과상자 보다 약간 큰 현금수송용 종이상자 7개에 3억원씩 나눠 담아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금수송용 종이상자에 1만원권이 가득 찼을 때 무게는 30㎏에 달한다. 경찰은 5,000원권이 2만장 포함된 점으로 미뤄 총 무게는 230㎏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007가방에 1만원권 지폐를 포개넣으면 1억원, 사과상자에는 최고 2억원, 골프가방에는 3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임씨가 007가방으로 돈을 옮겼다면 21개, 사과상자로는 11개 정도가 필요했던 셈이다.
특히 1만원권으로 3억원을 종이상자에 채우려면 7~8분정도 걸려 임씨가 돈을 상자에 담아 들고 나오는데 걸린 총시간은 1시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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