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동화 '신데렐라'. 못된 계모와 두 언니로부터 괴롭힘을 받던 신데렐라가 마법의 힘으로 결국 왕자님과 결혼한다는 아름다운 내용이다.하지만 이 동화가 17세기 초반 유럽에서 탄생했을 때만 해도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내용이었고, 1697년 샤를 페로라는 작가에 의해서 비로서 지금과 같은 '얌전한' 동화가 됐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화제작 '앗 이렇게 산뜻한 고전이'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이 책은 이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화 10편의 원래 내용을 복원해 소개했다.
한마디로 '무삭제 원작'이다. 동화작가이자 신화연구가인 저자에 따르면 동화는 원래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겨 들었던 이야기이고, 17, 18세기에 들어서야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로 탈바꿈했다. '인어아가씨' '미녀와 야수' '빨간 모자'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등이 후대에 검열을 통해 잔인한 내용이 삭제된 대표적인 동화이다.
'신데렐라'의 원작을 살펴보자. 저자는 원작에 가장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는 이야기로 1812년 독일의 그림 형제가 쓴 '아셴푸텔(독일어로 숯검댕이 바보라는 뜻)'을 골랐다.
신데렐라의 아버지가 재혼을 하고 못된 계모와 두 언니가 집에 들어온 것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와 같다. 그러나 왕자님이 그 '황금 구두'의 주인공을 찾는 대목에서부터 이야기는 끔찍하게 전개된다.
계모는 첫째 딸의 커다란 엄지발가락 때문에 구두가 맞지 않자 칼로 엄지발가락을 잘랐다. 둘째 딸도 발꿈치를 잘라 구두에 발을 맞췄다.
하지만 이 계략은 신데렐라를 지켜주는 하얀 새의 도움으로 곧 들통이 나버리고 결국 구두의 주인공인 신데렐라가 왕자님과 결혼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어쨌든 결말은 우리가 아는 해피엔딩이다.
책은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나머지 9편의 원작도 소개한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깨운 것은 멋진 왕자님의 키스가 아니라 못된 임금님의 강간과 이로 인해 태어난 쌍둥이때문이었다.
하지만 잔혹한 동화들의 원작을 들춰내서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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