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4일 여야대치 상황과 관련, 거듭 불퇴전의 의지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정국에 대처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태도를 보고 있으면 기가 찬다”면서 “김대통령은 나라가 깨지는 상황에서 고통 받는 국민과 기 싸움을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이 총재는 미리 준비한 모두 발언을 통해 “국정 혼선과 정권의 부도덕성에 대한 의혹과 비판에 정면으로 대처하지 않고 오기로 밀어 붙이려는 김 대통령의 자세는 민주 국가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며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_정부는 북한 식량 지원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인데.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헌법 60조는 국가에 중대한 부담을 주는 지원은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명시하고 있다. 건전한 경협을 위해선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
_김 대통령이 임기 내 평화협정 체결 추진을 언급했는데.
“평화협정은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전제로 필요하지만, 선후가 바뀌었다. 군비통제 등을 위한 군사회담이 먼저 이뤄져야 진정한 긴장완화가 가능하다. 외형적 과시에 집착해 이를 후 순위로 미뤄선 안 된다.”
_김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데.
“분쟁 당사국의 분쟁 해결 공로로 받는다면 남북 당사자가 같이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양쪽(김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다 받는다면 많은 국민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_남북관계에 대해 너무 인색한 평가를 하는 건 아닌가.
“반통일 세력이니 수구세력이니 하는 말을 들으면 사실 괴롭다. 그러나 짚어야 할 것은 짚어야 한다. 통일의 길을 걱정하고 바른 길을 제시하는 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_국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홧김에 국회를 나온 게 아니다. 강력한 대여 투쟁에 대한 국민 호응에도 대통령과 여당이 전혀 변하지 않는 다면 비극이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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