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하지만 양보는 없다.' 시드니올림픽서 외국팀을 이끄는 한국인 사령탑들이 적지 않아 불꽃튀는 승부가 예상된다. 이들은 한국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아는데다 '져도 본전'이라는 홀가분한 입장이어서 한국선수단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이번 대회 첫 정식종목인 태권도에서는 종주국답게 해외 태권도사범들이 대거 올림픽 감독으로 출전한다.
전영인 감독은 미국 태권도 대표팀을 10년째 이끌어 오고 있으며 김영기(스페인) 정진태(호주) 정기영(이집트) 장종희(아르헨티나) 홍은석(맥시코) 등 10여명의 감독이 유럽, 아프리카 국가 등의 대표팀을 이끌고 시드니에 입성했다.
일찌감치 해외로 나가 그곳서 한국의 혼을 뿌리내리는데 일조한 이들은 유럽의 힘, 남미의 유연함에 한국특유의 세기를 접목시켜 모두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추게 조련했다.
이 때문에 스포츠권위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한국이 태권도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할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예측을 하기도 했다.
호주 양궁대표팀을 이끄는 이기식 감독은 홈코트의 이점을 살려 금메달을 캐내겠다는 각오에 불타고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홈부시베이에 적응, 일단 유리한 입장인 이 감독은 92, 96년 한국팀을 이끌었던 쟁쟁한 지도자.
호주는 이 감독이 최소한 금메달 1개는 캐낼 것으로 기대한다. 2004년까지 호주양궁팀을 이끌 그는 한국선수단의 연습 때 나타나 "양궁경기장의 변덕스런 바람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배드민턴팀을 이끄는 박주봉 감독은 현지의 영웅. 복식 천하무적을 달리다 은퇴후 연봉 2억원, 학비제공 등의 조건으로 말레이시아 진출한 박 감독은 세계선수권서 부진을 보였지만 여전히 말레이시아 남자팀을 세계 최강으로 다듬었다.
페루 여자배구팀을 20여년간 이끌며 페루에 올림픽 동메달을 선사, 대통령보다 더 인기가 있다는 박만복 감독과 독일팀 이희완 감독은 예선 B조에서 한국팀과 일전을 벌인다.
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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