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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한, 시드니서 어깨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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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한, 시드니서 어깨동무

입력
2000.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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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올림픽경기가 오늘 저녁 시드니‘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00개국 1만9,000여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막을 올린다.세계의 젊은 이들이 모여 힘과 기예를 겨루는 올림픽 경기처럼 재미와 흥분과 감동을 주는 축제는 없을 것이다.

세기말의 어두운 그림자속에서 1896년 첫 근대 올림픽을 개최했을 때와 비교할 때 오늘의 세계는 훨씬 안정되었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이 더욱 부풀고 있다.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쿠베르탱의 이상(理想)이 비로소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지구촌 시민 누구나 뉴밀레니엄 첫 올림픽에 남다른 감회가 있겠지만, 우리 7,000만 민족은 시드니 올림픽이 아주 특별하게 우리 앞으로 다가서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남한과 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사이좋게 동시 입장하게 된다. 이 순간만큼은 태극기와 인공기도 접혀지고, ROK니 DPRK니 하는 이름도 잠시 보류된채 그냥 코리아(KOREA)라는 통일된 이름아래 남북의 젊은이들이 행진하게 된다.

물론 입장식이 끝나면 남과 북은 서로 다른 이름과 깃발을 걸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그렇더라도 동시입장은 둘이 하나가 되는 첫 걸음임을 60억 전세계인들에게 알리는 상징이다.

같은 민족이면서 올림픽경기 때마다 외면하고 반목하던 과거를 생각할 때, 남북동시 입장 하나만으로도 올림픽역사에는 또하나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것이다.

시드니 올림픽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바로 우리의 전통 스포츠인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이다.

올림픽의 발상지가 서양이긴 하지만 세간에는 근대올림픽운동 100년이 너무 서양위주였다는 비판이 있었다.

30여년전 일본의 유도에 이어 이제 태권도가 정식종목이 된 것은 일본과 한국뿐 아니라 전 아시아인의 긍지를 살리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관계자들의 노력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88년 서울올림픽개최를 계기로 우리사회에서 스포츠처럼 괄목하게 발전한 분야도 드물다. 이제 우리는 올림픽 10위권의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좋은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우리 스포츠정책도 이제 ‘금메달사냥’의 엘리트위주에서 국민의 문화체육수준을 함께 향상하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할 시점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과거 ‘금메달사냥’에 국력을 쏟아부었던 공산동독을 생각하며 한국의 올림픽운동이 보다 한 걸음 전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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