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 실세 박재경(朴在京·대장) 인민군 총정치국 부총국장(선전담당)이 김용순 비서와 함께 11일 오전 10시 서울에 와 군당국자간 대좌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서울 체류 6시간만인 오후 4시 평양으로 되돌아가는 바람에 불발에 그쳤다.송이버섯 전달 책임자 자격으로 온 그는 이날 오후 2시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진행된 선물전달식에서 남측으로부터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과의 면담을 제의받았으나 수용하지 않았다.
전달식에서 김종환(金鍾煥·육군중장) 국방부 정책보좌관은 그에게 귀엣말로 “저희 장관(조 장관)이 20분만 뵙자고 한다”며 의사를 전했다. 이때 조 장관은 호텔 내 모처에서 대기중이었다.
하지만 박 부총국장은 “인차(곧바로) 평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보가 “좀 만나 보시죠”라며 거들었으나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군 당국자간 대좌는 이렇게 불발됐지만 1992년 남북 고위급회담 당시 김광진 차수 이래 8년만인 북한군 고위관계자의 서울 나들이는 남북이 최근 군당국자회담 개최 협의에 합의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1933년 함북에서 출생한 박 부국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에 동행하는 최측근 인사로, 군 선전분야의 일인자다. 그는 총정치국 선전부에서 선전부장(소장), 당 중앙위 후보위원(중장), 총정치국 부총국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찬양 예술작품 창작과 관련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김 국방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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