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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신화'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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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신화' 이어질 수 있을까

입력
2000.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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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신드롬과 '반(反) 서태지' 운동. 서태지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팬들의 호응이 뜨겁다.그러나 여느 인기그룹이 그렇듯 이번에도 '반 서태지' 캠페인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9월8일 서태지 컴백 2집 앨범 '울트라맨이야'가 발표, 9일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의 콘서트로 서태지가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이 정의한 음악적 성향은 '핌프 록(Pimp Rock)'. 핌프 록은 1990년대 초반을 장악했던 얼터너티브 록을 대체한 음악 장르로 힙합과 하드코어를 주조로 재즈 펑크 스타 슬래쉬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잡탕식으로 혼합한 것이다.

'콘(Korn)'이나 '림프 비스킷(Limp Bizkit)', 일본의 매드캡슐 마켓(The Mad Capsule Market)'등이 바로 이 장르의 그룹들로 미국에서 이 음악의 반향은 대단하다.

서태지 팬과 일부 음악평론가들은 "서태지의 음악이 림프비스킷과 비슷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 장르의 음악이 갖는 일반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고 멜로디 라인이 더욱 선명하고 보컬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독창적인 음악이라 평가할 수 있다"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다.

닥터코어 911, 힙포켓 등 국내 핌프 그룹도 '서태지 신드롬'의 영향을 타고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음반판매량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선주문된 90만장의 음반은 소매상에서 꾸준히 소화되고 있어 서태지의 음악이 대중적이지 않음에도 일반 대중들의 음반 구매 욕구는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인터넷을 중심으로 '반 서태지'의 기류도 심심찮게 조성되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는 '반서태지 연대'라는 조직의 활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16일 언더그라운드 그룹을 중심으로 공연을 추진중이다. 물론 인터넷에 오르는 글은 극단적인 서태지 마니아의 일방적인 글들과 마찬가지로 과격한 글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반(反)H.O.T'운동을 옛날 '젝스키스'팬들이 이끌었다면 반서태지론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주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콘서트 장에서 조차 자신의 모습을 시원스럽게 보여주지 않는 서태지의 철저한 신비주의 마케팅, 2개월간 의상착용 대가로 8억원등 벌써 수십억원에 달하는 광고 계약 등 지나친 상업주의적 행보는 '안티 서태지' 운동가들의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 대통령 서태지를 공격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는 한 반(反) 서태지론자의 말처럼, '안티 서태지' 운동가들의 활동 반경은 그다지 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직적인 서태지 팬들의 '서태지 지키기' 전략은 웬만한 팬클럽의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MBC '컴백스페셜-서태지'

MBC의 '컴백스페셜-서태지 '는 그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듯 스튜디오가 아닌 대형공연장에서 탱크와 폐차 등 거대한 소품까지 동원하여 진행되었다.

무대장치와 조명 등 외형적으로는 외국 유명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큼 화려했다.

음악의 흐름에 에 맞춘 조명, 곡의 컨셉에 따라 화포와 불꽃까지 동원한 무대는 관객들의 열광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본 이번 공연은 엄격히 말해 콘서트라기보다는 방송용 이벤트였다. 한시간이라는 공연 시간은 콘서트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았다.

만일 콘서트였다면 편집화면과 관련 인사들의 인터뷰 대신 그의 노래와 목소리를 좀더 많이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무대에 있는 그를 두고 '영상메세지'와 '뮤직비디오'로 대신하는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일이었다.

방송 자체의 완성도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후반부 다큐 부분에서 음악 스타일과 상업성 등 그에 대한 논란을 몇 가지로 정리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복귀설이 나오면서부터 몇 번이나 보아온 닳고닳은 편집화면으로 꾸며졌다.

심지어 데뷔에서 은퇴선언, 복귀, 귀국 등 그의 여정에 대한 다큐가 반복되기도 했다. '시대유감'의 멜로디에 실린 앞부분은 역순으로 진행되었다면 뒷부분은 시간순이라는 차이밖에 없었다. 게다가 서른 여섯 개에 달하는 광고시간을 제외하고는 애초 90분이라던 방송시간도 사실상 70여분에 불과했다.

MBC의 지나친 독점권 행사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공연일인 9일에서 방송일 12일에 이르는 4일동안 MBC측은 공연장면 유출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공연장 입구에서 주최측은 관객은 물론이고 보도진에게까지 카메라 소지를 금지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흘 동안 동영상은커녕 공연장면을 담은 스틸사진 한 장도 볼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방송은 '콘서트 자체의 완성도를 위해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을 택했다' 는 MBC측의 설명과는 반대로 방송의 완성도를 위해 콘서트가 희생된 격이 되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방송쇼에 치우친 '립싱크' 컴백공연

9일 오후 8시 잠실 올림픽 체육관 펜싱경기장에서 열렸던 '서태지 컴백쇼'는 불기둥과 화려한 연주로 더욱 분위기를 돋우었다.

그러나 서태지가 노래 7곡을 립싱크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공연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이날 무대에서 서태지는 CD버전과는 약간 다른 연주와 노래를 미리 녹음한 'AR' 버전으로 공연을 꾸몄다.

때문에 서태지가 마이크를 입에 가져가기 직전 노래가 흘러나오고, 때론 마이크 스탠드를 집어 들기 위해 마이크를 멀리 했는데도 노래는 멀쩡하게 나오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거칠게 말해 공연장에서 CD를 크게 틀어 놓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고 말했다. 화려한 무대와 립싱크는 엔터테이너 마이클 잭슨의 무대와도 흡사하다.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이나 '스매싱 펌킨스' 등 외국의 하드코어, 메탈 그룹의 공연을 본 관객들은 "핌프 록을 선보이는 서태지가 아무리 방송용 콘서트라고 하지만 처음부터 립싱크로 일관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때문에 그의 공연은 노래를 선보이는 자리라기보다는 컴백인사를 하는 방송 쇼로만 기록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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