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 진영이 민주당 앨 고어 후보의 정책을 비판하는 TV광고에 ‘쥐새끼들(Rats)’이라는 자막을 끼워넣어 두 진영간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문제의 정치광고는 부시 후보측이 노약자들을 위한 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에 처방의약품 포함 여부를 놓고 고어 후보의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광고 끝부분에 30분의 1초라는 극히 짧은 순간에 이 단어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이 광고는 지난 2주일전부터 여러주에서 방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얼른 눈에 띄지 않아 민주당 관계자들도 모르고 지나쳤다. 관찰력이 뛰어난 시애틀의 한 시민의 신고로 뒤늦게 드러나 방송매체들이 정지화면으로 이를 보도하면서 문제가 됐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은 “워싱턴 정가에 명예와 위엄을 되찾게 하겠다던 부시가 이런 저질광고를 내보낸 것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부시측을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캠페인을 벌이던 부시 후보는 “그 단어가 이상야릇하고 기묘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고의적으로 삽입한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변명했다.
부시 진영은 이 광고가 논란을 일으키자 12일부로 방영을 중단하고 교체계획의 일환으로 다른 광고를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를 계기로 비난성 정치 광고의 품위문제가 계속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워싱턴
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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