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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된 섹스로 '性의 자유' 갈망 - 배니싱 트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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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된 섹스로 '性의 자유' 갈망 - 배니싱 트윈

입력
2000.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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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싱 트윈 (Vanishing Twin). 의학적 용어로 임신 10~15주 사이에 쌍둥이 중 하나가 모체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이 현상은 섹스 미스터리라고 이름붙인 영화 ‘배니싱 트윈’의 중요한 모티프이다.

그것은 영화에서 있지도않은 언니의 존재를 만들고, 주인공 유진(지수원)의 공포와 이탈과 억압된 성으로부터의 성의 자유를 표현하는 장치이다.

안정된 20대 후반의 여성 유진이 미국에서 쌍둥이 언니 승진이 귀국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와 불안에 휩싸인다.

그러나 혼자 귀국한 형부 진호(김명수)가 언니의 자살소식을 전하면서 영화는 유진의 혼란과 묘한 경험의 시간들을 나열한다. 형부와의 관계, PC통신으로 만난 남자(구필우)와의 대화와 육체적 관계 속에서 주인공은 있지도 않은 언니의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영화는 그것이야말로 주인공 내면에 도사린 또 하나의, 성적으로 자유롭고자하는 그의 내면이다.

신인 윤태용 감독의 데뷔작 ‘배니싱 트윈’은 그러나 기획의도 만큼 표현이 따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정신분석학적 모티프를 살리는 정교한 구성보다는 서술과 주인공의 단순한 행동으로 사건과 심리를 설명한다.

주인공은 복잡한 심리극에 비해 단순하다. 그는 너무 쉽게 자신의 성적 이탈 심리를 드러내고, 그것을 행동에 옮긴다.

이 영화가 다분히 자극적이고 노출적인 섹스물에 비중을 두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배니싱 트윈이란 심리적 장치는 단순히 이탈적 섹스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만다.

성적인 자극 코드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코요테 이야기나 여자 입술모양에 대한 궁금증, 주인공 친구들의 ‘처녀들의 저녁식사’같은 대화, 주변인물들의 혼외정사, ‘나인 앤 하프’의 킴 베이싱거를 의식한 듯한 지수원의 잦은 노출. 새롭지 않은 이런 설정들이 자극보다 상투로 다가오는 것은 영화전체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탓이다.

조연들의 어색한 연기와 대사가 지수원의 열연조차 애처롭게 만든다.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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