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폐막된 제57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은 이란 자파르 파하니 감독의 ‘더 서클’에 돌아갔다.지난해에 이어 아시아영화의 연속 수상이다. 감독 특별상 역시 인도 부다뎁 다스굽타 감독의 ‘우타라’(레슬러)가 차지했다.
그러나 충격적인 장면으로 영화제 내내 화제를 모았던 김기덕 감독의 ‘섬’은 수상하지 못했다. 함께 참가한 단편 ‘자화상’과 ‘내 사랑 십자 드리이버’역시 수상에 실패했다.
‘더 서클’은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여자들을 통해 이란 여성들의 억압과 차별과 학대, 그에 저항하는 용기를 다룬 사회성 짙은 영화로 이번 베니스에서 처음 상영됐다.
‘하얀 풍선’류의 영화만들기를 거절하고 현재 테헤란에서 사는 여성들의 현실에 카메라를 들이댄 파하니(40) 감독은 “이 영화가 이란 여성지위에 대해 이목을 집중시킬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는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조감독 출신이다.
심사위원대상은 미국 줄리안 쉬나벨 감독의 ‘밤이 새기 전에’, 시나리오 대상은 이탈리아 마르코 툴리오 지오다나 감독의 ‘100보’가 받았다.
남녀주연상은 ‘밤이 새기 전에’에서 쿠바 출신의 천재시인이자 동성애자로 미국으로 망명한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열연한 스페인의 자비에 바뎀과 홍콩출신 여성감독 클라라 로의 호주영화 ‘1967년의 여신’에서 17세 맹인 역을 해낸 로즈 바이른이 차지했다.
단편 최우수 작품상인 은사장상은 호주 피터 롱 감독의 ‘제네비브 스노를 위한 전화’가 받았다.
올해 베니스영화제는 새로운 천년을 생각하는 영화제답게 거장이나 스타에 대한 무게를 털어버리고 새로운 도전과 독립적인 자기 영화만들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 베니스 수상·참가작품 부산영화제에 온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수상작과 참가작들을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 (Piff, 10월6일~ 14일)에서 볼 수 있다.
황금사자상을 받은 ‘더 서클’은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됐고, 감독특별상을 받은 ‘우타라’는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시간날 때마다 레슬링을 하는 철도 건널목 간수로 일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마치 우리영화 ‘반칙왕’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감독인 인도의 부다뎁 다스굽타는 뉴커런츠부문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본선경쟁에 올랐던 홍콩 프루트 챈의 ‘두리안 두리안’과 중국 지아장커 감독의 ‘플랫폼’도 감독과 함께 부산에 온다.
‘플랫폼’은 제1회 부산프로모션 플랜(1998년)에서 후버트 발스상을 받아 제작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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