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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서태지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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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서태지 현상

입력
2000.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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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현상’이 다시 불 붙었다.서태지의 컴백공연은 9일 잠실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1만여 열성팬들의 운집 속에서 이뤄졌고, 12일 오후 TV를 통해 전국에 녹화 방영됐다.

이 공연과 솔로 2집 앨범의 대량 판매는 ‘서태지 현상’이 신화가 아니라 살아있는 현실인 것을 생생히 보여줬다. 서태지의 음악은 4년 7개월의 공백기를 건너뛰는 흡인력을 과시했다.

■한국인은 세대에 따라 정감이 가는 대중음악이 다르다. 왜색 시비가 있는 트로트계열에 편안한 감정을 갖는 세대가 엄존하는 위에 통기타와 팝송에서 젊은 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중년이 있고, 랩과 댄스음악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가 있다.

바로 서태지는 랩댄스를 기반으로 1990년대의 대중음악에 정면 도전했다. 이 모험은 크게 환영받았고, 그는 젊은 세대의 우상이 됐다. 더 나아가 서태지는 한국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으로 김정구 패티김 이미자 조용필과 같은 반열에 오를수 있었다.

■서태지와 그의 음악은 사회문화 현상의 하나로 간주된다. 젊은이 들의 생각과 삶을 반영하는 지표로서 역할하기 때문이다. 서태지는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젖어 성장한 세대로서 학벌사회에 저항하면서 기성세대의 가치관에 도전하며 삶을 개척해나가는 상징을 노래에 담아냈다.

반 서태지 움직임도 있지만 그의 음악이 던지는 메시지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그의 컴백을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 대중음악의 진정한 영웅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미모와 가벼운 말장난 등으로 부각되는 대중음악인의 존재를 창조의 고통과 새로운 도전에 희열하는 모습으로 바꿔야 겠다는 흐름이 있는 것이다.

■서태지의 성공을 환영하는 또 다른 시각은 서태지식 기획력과 상품가치 올리기이다. 서태지라는 고급 브랜드에 최고를 지향한 무대 등 음악성을 높여서 최상의 상품성을 만들어 대중에게 내놓는 방식은 문화산업계에서 본받을 필요가 있다.

공연과 앨범의 홍보ㅡ 광고모델에 이르기까지 단숨에 놀랄만한 성과를 낸 서태지식 사업은 돈으로 따지면 엄청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상품가치가 높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포장과 홍보가 서툴다면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없는 것이다.

/최성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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