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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하러가는 최창호씨 / 의사없어 미국행…'눈물의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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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하러가는 최창호씨 / 의사없어 미국행…'눈물의 추석'

입력
2000.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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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위해 외국으로 나간다는 건 남의 얘긴 줄만 알았는데….”이달초 ‘후복막 종양’ 판정을 받은 최창호(崔昌浩·51·경기 오산시 원동)씨. 의료계 폐업이 진행중이던 지난주 수술을 위해 다섯군데 대형 병원을 전전하던 최씨는 최근 마지막 선택으로 미국행을 결심했다.

7월 초부터 아랫배의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던 최씨가 ‘별 이상 없다’는 몇몇 동네 의원의 진단에도 불구, 계속되는 통증으로 수원의 한 종합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 2일.

그동안 잔병치레 한 번 없이 건강하던 최씨에게 ‘암 선고’는 청천벽력과 같았다.

하지만 “악성일지 모르니 2주 안에 수술을 받는게 좋을 것”이란 의사의 충고에 마지막 용기를 내 보려던 최씨에게 곧 더 큰 시련이 찾아왔다.

서울로 올라와 찾은 네 곳의 종합병원마다 돌아오는 얘기는 “의료진이 없다” “수술 날짜를 장담할 수 없다”였고 사정끝에 8일 한 대학병원에서 받은 소변·피검사 결과는 “2주 후에 나온다”고 했다. “미치도록 서럽더군요.

나흘동안 아내와 서울 시내를 헤매면서 눈물만 흘렸습니다.”

결국 최씨는 8일 미국행 비자를 신청했다. 텍사스주에 사는 동생에겐 며칠전 검사 필름을 보내 ‘수술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 놓은 상태다.

지난주부터 직장에 병가를 낸 최씨는 통증으로 매년 찾던 고향에도 가지 못했다. “통증도 통증이지만 국내에 비해 열 배 이상 든다는 수술비를 생각하면 아득합니다. 하지만 하나뿐인 생명인데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지 않습니까.”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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