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개회식에서 예상을 깨고 파킨슨병을 앓고 있던 전 프로권투 헤비급세계챔피언 무하마드 알리가 떨리는 손으로 성화대에 불을 붙여 적지 않은 감동을 주었다. 시드니올림픽대회조직위는 이번 대회에서도 최종주자를 공개하지 않은 채 또 한번의 깜짝쇼를 예고하고 있어 전세계 스포츠팬들은 물론 도박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도박사들이 지목하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호주의 '수영퀸' 돈 프레이저와 여자육상스타 베티 쿠스버트. 프레이저는 56, 60, 64년 올림픽에서 수영 자유형 100m를 3連覇 한데다 과거 16년간 이 부문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호주수영의 여왕이고 쿠스버트는 56년 멜버른 대회에서 육상 100, 200m를 석권한 뒤 동맥경화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비운의 육상스타. 특히 알리와 비슷한 케이스인 쿠스버트는 스포츠인의 투혼을 세계에 전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프레이저 보다 좀 더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이밖에 육상장거리의 론 클라크, 올림픽과 무관한 인물 중 90대에 접어든 왕년의 크리켓스타 돈 브래드먼과 골프의 그레그 노먼 등이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프레이저와 쿠스버트에 비해서는 지명도가 떨어진다.
이러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최대도박회사인 '센터베트에이전시'는 최종봉송자는 미리 결정되는 것인 만큼 도박상품으로 내 걸 수 없다고 밝혀 도박사들은 일단 김이 빠진 상태.
그래도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개막식에서 누가 올림픽의 상징인 성화대에 불을 붙일 것인지는 여전히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시드니=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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