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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스파이' 러·일 외교분쟁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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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스파이' 러·일 외교분쟁 조짐

입력
200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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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자위대 소령이 러시아 군정보국(GRU) 소속의 주일 무관에게 군사 정보를 빼돌린 사건을 수사중인 일본 당국은 주일 미 해군, 특히 잠수함 관련 정보가 대량으로 전달된 것으로 보고 확인을 서두르고 있다. 또 일본 외무성이 빅토르 보가텐코프(44) 무관을 '기피인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의도적인 날조'라고 반발하고 나서 양국간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수사 당국은 8일 자위대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하기사키 시게히로 해상자위대 소령의 자택에서 극동 전개 미 해군 관련 자료를 대량으로 입수했으며 이중에는 잠수함 관련 자료가 특히 많았다.

하기사키 소령은 호위함 ·보급함 근무때는 물론 히로시마현 구레시의 제1잠수함 사령부 참모 시절 미일 공동훈련 참가 경력이 있다. 따라서 당국은 미 해군의 일부 암호 체계와 잠수함 정보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를 추궁하는 한편 압수 자료의 분석에 매달려 있다.

한편 외무성은 8일 오후 주일 러시아 대사관에 보가텐코프 무관의 출두와 진술을 요청했으나 러시아측은 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외무성은 관례대로 그가 자진출국하지 않을 경우 '기피 인물'로 지정, 국외 추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8일 정오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러일 정상회담으로 드러난 양국의 전향적인 흐름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도발적인 수단으로 양국 관계를 해치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인테르팍스 통신이 '영향력 있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적절한 외교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보복 조치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다만 11월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예브게니 세르게이예프 국방장관은 "스파이 활동 정보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도 "일본의 전술적 오류이나 전략적 오류는 아니며 양국 군사협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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