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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이코노미스트誌 보도 / "한국등 亞국가 高油價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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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이코노미스트誌 보도 / "한국등 亞국가 高油價 희생양"

입력
200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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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의 최대 희생양은 한국과 태국 등 아시아 신흥공업국이다."영국 경제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9일) 지난 2년간 유가 상승에 따른 최대 피해국으로 한국, 태국 등 아시아 신흥공업국을 꼽았다.

또 10일 시작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총회의 결정과 무관하게 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40달러선을 돌파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 경우 이들 국가는 또 다시 커다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고유가 상황에서 가장 비싼 대가를 치뤄왔다. 배럴당 15달러가 오른 지난 2년간 한국과 태국은 국내총생산(GDP)대비 무역수지 비율이 세계 최악 수준인 2% 이상 떨어졌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반면 일본 미국 유럽국가들은 1% 미만의 영향을 받았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아시아 국가들의 내년도 성장률 예상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메릴린치는 아시아 각국이 금리인하와 환율하락 유도 등의 경제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유가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0.5% 포인트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유가 상승을 인해 평균 200억달러 이상의 추가적인 수입요인이 발생하고 수출증가율이 2~4%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특히 유가가 배럴당 33달러선까지 상승할 경우 아시아 각국들은 경제성장 둔화와 통화가치의 하락, 이에 따른 인플레 압력 고조등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고유가가 아시아 각국들의 재정상태를 악화시키는 등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이 유가에 취약한 원인은 뚜렷하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에도 철강 조선 등 고에너지 산업에 치중, 수입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국은 1990~98년 중 80%의 원유 소비량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미국은 장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원유 소비량이 9%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영국은 아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원유지출비율을 30년 전에 비해 40~50%정도 줄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들이 과다하게 수입원유에 의존하는데 대해 '당연한 현상'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지난 30년간 경제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자전거 대신 오토바이를, 오토바이 대신 자동차를 이용하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수입원유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또 선진국들처럼 원자력이나 천연가스와 같은 대체에너지개발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BP 아모코의 분석가인 이안 맥카퍼티는 "아시아 국가들의 수입원유 의존율이 낮아질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9일 개막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재무장관 회담에서 각국 장관들은 당초 의제에 없었던 유가문제를 논의하고 고유가가 아시아 경제성장을 제한하는 주요인으로 간주, OPEC등에 유가안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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