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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년 화폐 개혁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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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년 화폐 개혁 단행

입력
200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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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내년에 화폐개혁을 단행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번 화폐개혁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1,000 루불(1달러=27.71루불)짜리 신권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인플레율은 18.8%를 기록하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도 199억 달러에 달하는 등 러시아의 경제사정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상황이다.때문에 화폐 개혁을 실시한다는 정부의 계획에 국민들은‘달러 사재기’를 하지 않는 등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실시된 러시아에서의 화폐개혁은 국민들이 은행에 저축해 놓은 돈을 하루 아침에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는 비극의 역사로 점철돼 있다. 지난 1991년 화폐개혁때 발렌틴 파블로프 총리가 당시 50루불권, 100루불권을 신권으로 바꿔주면서 교환량을 극도로 제한, 화폐부족으로 엄청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번의 경우 경제상황 호전을 감안, 러시아 정부는 일단 고액권을 발행해 시중에 나돌고 있는 미국 달러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화가 유통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달러화 유통은 기업들의 탈세를 부추기고 부정부패를 조장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고액권의 발행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1,000 루불권 발행은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게 러시아 정부의 생각이다. 국민들의 저축단위가 미화로 100 달러란 점에서도 35 달러 정도인 1,000 루불권은 무난히 통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 러시아어로 ‘교환’이라는 뜻의 단어 ‘obmen’이 ‘사기’라는 단어‘obman’과 단 한자만 다른 데서 시사되듯 러시아의 오랜 경제활동 관행을 감안하면 내년에 실시될 화폐 개혁이 혼란을 빚지 않을 것으로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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