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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마티즈 유럽시장 고속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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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마티즈 유럽시장 고속질주

입력
2000.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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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의 경차 ‘마티즈’가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로마 시내를 차로 달리다 보면 4~5분에 한 대 꼴로 눈에 띈다.대우자동차에 따르면 1998년 첫 출시 이후 올 7월말 현재 이탈리아에서 판매한 마티즈는 모두 8만2,400대. 올 들어서만 3만1,700대가 팔려 피아트의 ‘세이첸토’에 이어 소형차 부문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판매량은 작년 동기대비 27.3% 늘어난 것으로, 판매 신장률 면에서 단연 선두다.

서유럽 지역 전체의 마티즈 판매량은 모두 17만6,700여대. 작년에만 8만6,400대가 팔려 전체 서유럽 소형차 시장의 9%를 차지했다.

대우 현지법인 관계자는 “풀 옵션의 가격은 1,200만원 수준으로 동급 경쟁차종보다 5% 정도 비싸지만, 주문 후 두 달은 걸려야 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라며 “우리도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대우측은 이같은 성공요인으로 서유럽인들의 미니차 선호 성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을 꼽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작년에 판매된 승용차 235만대 중 1,500cc 미만 소형차가 75%를 차지했다. 서유럽 전체로도 연간 판매되는 승용차의 60~70%가 소형차다.

실제로 로마나 마드리드에서는 뒷 트렁크가 붙은 중대형 승용차는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정도다.

유럽인들이 소형차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비가 뛰어나다는 점. 서유럽 지역에서 경차는 ‘깡통경차’로 불린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일체의 자동 전자장치를 빼고 주행력을 높인 데서 나온 말이다.

또 대부분 유럽 국가는 소형차에 대해 이른바 도심 ‘개다리 주차’를 허용, 주차난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의 소형차 소비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체면이 뭐길래" 소형차비중 해마다 늘어

우리나라는 소형차 비중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전체 등록 승용차 중 소형차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6년 50.9%에서 97년 48.6%, 98년 46.6%, 지난해 44.6%, 올 7월말 현재 43.4%로 해마다 낮아졌다.

또 최근 서울시가 경차의 공공주차장 할인혜택을 없애려다 여론의 반발을 사는 등 소형차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극히 미흡하다.

대우자동차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쳬면을 따지거나, 대형차같은 성능의 경차를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기름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중대형차만 찾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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