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 오랜만에 친척들과 어울리다 보면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따로 모여 즐기는 경우가 많다.남자는 화투놀이나 술타령으로, 여자들은 수다로 시간을 보내다 뿔뿔이 헤어지는 게 다반사. 이런 과정에서 배우자에 대한 불평이나 친지들에 대한 험담이 나오기 쉽고, 그러다보면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 남녀노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놀이를 하면 집안 화목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투호놀이, ㄹ자놀이 등 전통놀이를 하며 조상의 지혜를 되새겨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투호놀이
마당이나 집 주변 공터에 입구가 넓지 않은 항아리나 쓰레기통을 세운다. 통과 던지는 자리는 보통 1.5m 정도 거리를 둔다.
한 사람이 12개의 화살을 던지는데, 한 개가 들어가면 10점씩 계산해 120점 만점으로 한다. 화살이 없을 경우 대젓가락 끝을 철사로 감아 적당히 무게를 주면 화살 대용으로 훌륭하다. 며느리팀, 사위팀 등으로 편을 나눠 가벼운 내기를 곁들이면 더 재미있다.
■ㄹ자놀이
땅에 ㄹ자 놀이판을 그린다. 나이와 성별을 고려해 두 편으로 나눈다. 시작하면 자기 집이든 남의 집이든 두 발로 돌아다닐 수 있다.
자기 집의 대문을 잘 지켜 상대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공격 순서는 안마당에서 안대문, 바깥대문을 지나 밖으로 나간 다음 상대편 집으로 쳐들어간다. 물론 밖에서도 싸울 수 있다.
수비는 상대편이 만세통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는다. 주먹으로 치거나 손톱으로 할퀴면 반칙이다. 상대편 안마당의 만세통을 발로 찍으면 이긴다.
넘어져 손이 땅에 닿거나 금을 밟은 경우, 금을 넘어 상대편 땅으로 끌려들어가거나 밖으로 밀쳐나가면 죽는다. 죽은 사람은 놀이판 밖으로 나와 쉼터에서 쉰다.
■술래 술래 공패스
지름 3m의 원을 그리고 술래가 한가운데 선다. 나머지 사람들은 주위에 둘러서서 공을 주고 받는다. 술래는 이 공을 잡아야 한다.
어린이는 두 손으로, 어른은 한 손으로 받도록 해야 재미있다. 공을 던지다 술래에게 잡힌 사람에겐 벌칙을 내린다.
■알밤줍기
온 가족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선다. 한가운데 알밤을 가족 수보다 한 개 모자라게 놓는다.
'군밤타령' 노래를 부르다가 노래가 끝나자 마자 밤을 한 개씩 줍는다. 못 줍는 사람은 술래가 돼 군밤타령을 부를 때 춤을 추거나 다른 벌칙을 따라야 한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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