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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과학이 인간한계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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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과학이 인간한계를 넘는다

입력
2000.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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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과학의 신화가 시드니 올림픽 체육과학의 신화가 시드니올림픽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인가.올림픽은 인간 한계의 시험장이다. 미국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최근 호에서 최첨단 기술과 훈련방법 그리고 최신 장비와 시설 등이 '3위 일체'가 돼 시드니올림픽에서 각종 신기록 수립이 예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의 발전 수영에서 이안 서프는 정통이 아닌 스타일로 '작은 혁명'을 이뤄냈다. 그의 큰 키(193cm)와 왕발(43cm)은 '물갈퀴'와 다름없다. 경쟁자들에 비해 그의 킥 속도는 3배 정도 빠르다. 반면 긴 팔을 이용해 일직선으로 뻗는 서프의 영법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다.

서프의 느린 스트로크가 기록단축에 훨씬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영법의 과학적 분석으로 서프는 더 빨리 가기 위해 느리게 수영을 했고 그리고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훈련의 과학화와 전문화20세기 초 올림픽 출전선수들은 근육이 우람한 요즘 선수들에 비해 왜소했다. 요즘 선수들이 훈련을 더 많이 할 뿐 아니라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동하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 같은 금지약물을 쓰지 않고도 웨이트트레이닝과 비타민이나 아미노산 단백질 섭취와 같은 영양관리로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 보편화된 것도 획기적인 변화이다. 1972년 당시만 해도 지구력 훈련을 한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기록단축을 가능하게 하는 또다른 플러스 요인은 전문화. 현대스포츠에서 만능 스포츠맨이 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일례로 남자 자유형 4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이안 서프는 올림픽 호주대표 선발전 100m 예선에서 탈락했다. 한 종목에 집중하는 것은 기록향상에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

장비와 시설 스포츠용품 회사들은 훨씬 가벼운 신발,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스포츠웨어 개발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첨단 장비와 시설이 필드의 신기록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대높이 뛰기의 스테이시 드래질라(미국)는 올해 초 탄력있는 섬유유리 장대로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과거 장대높이뛰기 선수들은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철제 장대를 사용했다. 과거 트랙경기 선수들은 스파이크 사이에 진흙이 끼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올림픽 5관왕이었던 제시 오웬스는 흙 위에서 뛰었고 스타팅 블록도 없이 뛰었기 때문에 현재의 팬들이 보기에 그의 기록은 '하품이 나올 만한 것'이다.

반면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골든스파이크 마이클 존슨은 신소재를 몸에 걸치고200m에서 세계신기록(19초32)을 세웠다. 시드니올림픽 조직위는 신기록 수립을 뒷받침 하기 위해 최신식 수영장을 만들었다. 스피드를 단축시키는 물살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수심을 깊게 설계했고 바깥쪽 레인 선수들에게 물살이 밀려가지 않도록 특수공법을 사용했다. 과거 수영이 날씨에까지 영향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면 엄청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표면저항을 줄이는 최첨단 전신 수영복도 등장해 기록단축을 부추길 전망이다.

모자가 달린 육상복은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 해주는 것으로 사실상 공인을 받았다. 다만 이번 올림픽이 겨울의 끝자락에 열린다는 점은 자연의 영향이다. 쌀쌀한 날씨는 스프린터들의 몸을 굳게 해 기록작성에 악조건이지만 반대로 마라톤 등 장거리 선수들에게는 최상의 환경조건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술 혁신이 인간의 한계 이상을 선수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IOC관계자들은 이미 운동선수들의 순수한 성과를 넘어서는 기술혁신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기도 하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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