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믿기 어렵습니다.’ 주한미군측이 8일 포름알데히드 독극물 한강 무단방류에 대한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으나 이 사건을 폭로했던 녹색연합 및 사건 제보자의 주장과는 큰 차이를 보여 신뢰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우선 방류량의 문제. 주한미군은 이날 2월9일 용산 영안실에서 192병에 든 91ℓ의 포름알데히드가 무단방류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 7월14일 밝힌 75.7ℓ보다 약간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제보자로 용산 영안실 부소장인 앨버트 맥팔랜드의 지시에 따라 직접 방류를 했던 K씨와 녹색연합이 주장한 475㎖짜리 480병(228ℓ)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전히 ‘우리측’과 미군의 주장이 좁히기 어려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군측은 또 “추가 방류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녹색연합측은 “96년부터 카투사나 군무원들로부터 독극물 무단방류에 대한 제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양의 독극물 방류 가능성이 높다”고 맞서고 있다.
독극물 방류에 따른 유해성 여부도 논란이다. 미군측은 “독극물 무단 방류는 주한미군 내규와 대한민국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한강에서 희석돼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이에 대해서도 “포름알데히드는 희석되더라도 무독성으로 변하지 않으며 이 물질이 포함된 물을 마시면 암과 출산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미군측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이번 사건 책임자의 징계에 대해서도 미군측은 석연치 않은 입장을 보여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미군이 환경 관련 프로그램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키로 한 점 등은 진일보한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조사결과”라며 “미군은 여전히 진실을 숨겨 자충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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