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한빛은행' 전말검찰은 한빛은행 거액 불법대출 사건을 “기존 대출금의 상환 압력을 느끼고 있던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申昌燮·48)씨가 주도, 거래 업체 3개사 대표와 공모한 신종 대출사기극”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검찰이 밝힌 이번 사건의 전개과정.
◇초기-정상대출
신씨는 지난해 3월 부임 초 만난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朴惠龍·46)씨가 박지원(朴智元) 문화부장관 조카라고 믿고 거래를 시작했다.
신씨는 이때부터 지난 1월까지 박씨와 박씨가 소개한 록정개발 대표 이원선씨,에스이테크 대표 민백홍씨에게 분할 여신 등의 방법을 통해 154억원을 대출해줬다.
신씨는 이 회사들이 거액의 계약체결로 회수 가능한 자금이 있고, 외자유치가 결정됐거나 코스닥 상장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등 전망이 좋다고 보고 대출금 상환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중기-불법대출 시작
신씨는 지난 1월 은행 감사에서 과다대출이 적발됐으나 기업체의 사업계획 등을 감사팀에 제출, 타당성을 인정받고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이후 대출금 상환이 여의치 않자 본점의 문책과 업체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을 우려, 위기의식을 느끼고 업체 대표들과 추가 불법대출을 공모했다.
신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80개 업체 명의로 실제 거래가 없는 허위 내국신용장을 개설, 이를 매입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는 2월부터 8월까지 3개 회사에 466억원을 불법 대출, 사실상 횡령에 가까운 범행을 저질렀다.
◇말기-악순환 및 적발
신씨는 대출금을 200여개 가·차명계좌에 분산 입금시킨 뒤 자신이 관리하면서 수시로 분산 지출, 입금시키는 등 마치 재벌총수 같은 행태를 보였다.
그러나 3개 업체의 자금사정은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대출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신씨는 결국 8월11일 은행감사에서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다.
◇대출금의 행방
신씨의 복잡한 자금관리 수법 때문에 회사 장부상 입금액과 실제 대출금이 크게 차이가 났으나 수사결과 그 오차는 3억여원으로 좁혀졌고 대부분 기존대출금 상환, 어음변제, 물품대금 등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신씨가 대출 대가로 받은 4,000만원의 사례비말고도 불법대출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있는지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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