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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로 이산가족 찾는다

입력
2000.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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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이 이산 1세대의 DNA은행을 구축한다.유전자감식기술을 보유한 아이디진은 이달부터 65세 이상 이산1세대 중 북한에 자녀를 둔 부모에게 무료로 타액을 채취, 보관해준다.

DNA감식은 헤어진 자녀를 기억하고 있는 이산1세대가 타계했을 경우 형제자매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인도적으로 가족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일 뒤 재산상속권 등을 놓고 법적 분쟁이 일어날 경우 유전자감식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통일 전이라도 남북교류가 활발해질수록 법적 권리가 주어질 수 있으나 유전자감식이 불가능하다면 해결되기 어렵다.

유전자감식방법은 DNA의 짧은 연쇄반복(Short Tandem RepeatㆍSTR)이 몇 번 반복되느냐 하는 유형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DNA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부분과 같은 염기서열이 무수히 반복되는 기능없는 부분이 섞여있다.

예컨대 염색체의 특정 위치에서 GGAC와 ACAT 사이 GAAA가 20번 반복되는 유형, 21번 반복되는 유형, 22번 반복되는 유형이 있을 수 있다.

한국인의 30%가 20번 유형일 경우 우연히 20번 유형이 발견될 확률은 30%이지만 부모자식간이라면 자식은 아버지 또는 어머니와 같은 유형을 가질 확률이 50%(부모로부터 염색체 절반을 이어받으므로)다.

이러한 연쇄반복을 13군데쯤 조사하면 우연히 일치할 확률은 0.05%로 낮아진다. 즉 99.95%의 확률로 친자관계(또는 본인)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가 없는 경우 형제자매의 DNA만으로는 현재 기술로 혈연관계 확인이 불가능하다.

부모는 자식에게 23개 2세트(총 46개)의 염색체 중 한 세트(23개)를 물려주는데 자식들에게 각각 다른 세트를 물려주게 되면 자식간에는 DNA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산1세대는 언제 타계할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DNA를 채취, 보관하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

아이디진 정연보 사장은 "당장 누구라도 하지 않으면 이산1세대의 DNA는 차츰 사라지고, 훗날 혈연을 확인 못해 오는 혼란은 고스란히 이산가족들의 몫이 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 사업을 위해 녹십자 이지바이오 디아이 한국기술산업 신한과학 등으로부터 1억7,00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받는다.

기업 대표들이 모두 이산가족이다. DNA채취를 원하는 이산1세대가 아이디진에 요청하면 타액 키트를 보내준다.

아이디진은 이를 다시 수거,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영하20도의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감식이 필요한 경우 내준다. 냉동보관은 반영구적이다. (02)3432-0153, www.idgene.co.kr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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