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시작된 고유가 항의시위가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로 급속히 확산될 조짐이다.독일의 화물운송업자들과 승용차 운전자들은 고유가에 항의, 시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500여개 운송업체들을 대변하는 독일 화물운송연맹(BSL)은 정부 당국의 유류세 인하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독일 자동차협회(ADAC) 관계자는 독일의 승용차 운전자들이 고유가와 높은 유류세, 달러 강세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중은 착취당하고 있다고 느끼면 시위에 나서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영국해협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프랑스 샬레 지방의 농부와 트럭운전사들도 정부측의 가시적 조치가 없으면 영국해협 터널에 접근할 수 없도록 봉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트럭운송업협회인 CUN도 “운송업체들의 영업이 위험한 상황에 도달하기 전에 더 이상의 유가인상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통보하고 오는 13일 피에르후이치 베르사니 교통장관과 직접 만나 타결책을 모색키로 했다.
프랑스에서는 7일 나흘째 석유저장 시설 및 정유소 봉쇄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의 3대 운수노조중 TFL만 이날 유류세를 ℓ당 0.35프랑(약 51원) 인하하고 이를 7월1일부터 소급적용하며 내년에도 0.25프랑을 추가로 인하한다는 정부안을 수용한 반면 FNTR과 UNOSTRA는 유류세 인하폭이 불충분하다며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FNTR 소속 트럭운전사들과 농부, 구급차 운전사, 택시 운전사들은 지난 4일부터 석유저장시설 및 정유소를 봉쇄, 프랑스 각지의 주유소가 급유제한을 실시했으며 리옹의 공항에서는 항공연료 부족으로 4편의 항공기 이륙이 취소되고 일부는 항로를 변경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또 주요소마다 연료를 확보하려는 차량들이 줄을 이었고 심지어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에서 석유를 채워오는 모습도 보였다.
유럽의 석유전문가들은 미국의 석유재고량이 24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난방유 재고도 1년전에 비해 40%나 격감, 유가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파리
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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