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어떻게 달래야 하나.’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돌발적인 방미취소 사건이 북미간의 외교갈등으로 치닫자 미국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다양한 방법으로 사태무마에 나서고 있다. 미측은 처음 이번 사태를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사건 발생 하루뒤까지도 보고를 받지 않은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양성철 주미대사에 따르면 6일 오후4시께 신임장 제정차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 김영남 사건을 언급하자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샌디 버거 외교안보보좌관에게 되물었다는 것이다.
처음 국무부 논평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는 수준의 성의표시만을 했던 미측은 북측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세자 곧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의 이른바 ‘뉴욕채널’을 통해 접촉을 시도했다.
이 접촉에서 북한측은 문서를 통한 공개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관례상 전례가 드문 북한측의 문서사과요구에 난감해 하던 미국은 사태의 조기수습이 급선무라고 판단, 7일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 명의의 유감표명 서한을 북측에 전달했다.
이에대한 북한측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측의 진의가 전달된 만큼 사건이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또한 이달 하순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하는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북미 외무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추가로 추진 중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한 8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번 사건이 고의가 아니었음을 북한측에 이해시켜줄 것을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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