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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스톤 리콜 커지는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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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스톤 리콜 커지는 파문

입력
2000.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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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만개의 타이어를 리콜중인 미국의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사가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타이어 불량을 발견하고도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AP통신은 6일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사가 이미 1997~1999년에 타이어 안전문제와 관련해 자료를 수집해 놓은 사실을 알려주는 이 회사 내부문건을 입수, 보도했다.

‘기밀’로 분류된 이 문건에 따르면 타이어 접지부분(트레드)이 벗겨지는 결함이 발견된 타이어는 대부분 일리노이주 데카투어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며, 현재 리콜되는 타이어의 3분의 1은 모델명 P235/75R15이다.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사와 불량 타이어 대부분을 장착한 포드사는 지난 달 리콜을 실시하기 직전까지 타이어 불량에 대한 통계자료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타이어 불량 은폐 문제는 이날 열린 미 의회 청문회에서도 초점으로 떠올랐다. 하원 청문회를 주재한 빌 타우진 의원(공화)은 “타이어 불량에 관한 통계자료 작성시점은 1992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에 수출된 포드 익스플로러의 타이어에서도 결함이 나타났으나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사가 미 교통부에 알려질 것을 우려, 즉각 리콜에 나서지 않았다는 지난해 3월 작성된 포드사의 내부문건이 미 의회조사팀에 의해 공개됐다.

오노 마사토시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 일본 본사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 서툰 영어로 “미국인, 특히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며 공식사과했다.

오노 회장은 독립적인 외부인사로 하여금 파열 원인을 규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포드와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의 떠넘기가 계속되고 있다. 포드측은 “1995~1997년 익스플로러에 굿이어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서 “타이어가 문제지, 익스플로러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 측은 “포드가 운전자에게 추천한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치보다 낮게 책정돼 있는 등 타이어회사가 책임질 수 없는 요인들이 사고의 원인이 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 관계자는 “많은 사고가 타이어의 결함에다 일반 차량보다 높은 무게 중심 등 스포츠레저용 차량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녹색당 대선후보인 소비자운동가 랠프 네이더는 이날 “두 회사가 전형적인 수법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양사 간부들을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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