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박장’은 커녕 ‘추석 대쪽박장.’으로.보름달처럼 풍만하길 행여 기대했던 추석장은 대폭락장으로 돌아서 개미들의 피눈물의 농도를 짙게 만들고 있다.
7일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0.51%나 대폭락, 70.25달러까지 떨어진데 충격 받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무더기로 내놓았다.
종합 주가지수는 650선 전후로 밀려났고, 가뜩이나 기력을 잃은 코스닥시장도 지수 100선마저 위협받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코스닥은 연중 최저치로 떨어져 투자자들이 “도대체 하락의 끝이 어디냐”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하지만 폭락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의외로 차분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외부 충격으로 주가가 크게 밀렸지만 650선 이하로는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왜 폭락했나
폭락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텔 등 미국 반도체 종목의 폭락과 그에 따른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증권 홍성태 투자분석부장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외국인이 1,700억원을 순매도했고, 프로그램 매도로 1,000억원이 넘는 물량이 쏟아졌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폭락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호재는 무시하고, 악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형적 약세장이 낙폭을 크게 했다”고 설명했다.
●얼마나 빠지나
전문가들은 “주가 예측이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지수 650선은 지켜낼 것으로 보고 있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외부적 변수에 따른 하락”이라며 “일시적으로 650선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650선이 지지선”이라고 전망했다.
굿모닝증권 홍부장도 “이날 외국인들은 현물을 매도하면서도 선물을 사들였다”며 “이는 추가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중요한 신호”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이종우 팀장도 “점점 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650선은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리젠트증권 김경신이사는 “전날까지 플러스를 유지하던 ‘3선 전환도’가 지수 666이 깨지면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며 “모든 기술적 분석이 추세 하락을 알리고 있다”며 추가 하락을 우려했다.
● 어떻게 해야하나
이 부분에서는 전문가들마다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SK투신 장 본부장은 “9월 하순 이후 정부가 강력한 개혁 작업에 나설 경우 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차익 거래 물량으로 쏟아지는 대형주 청산 물량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 대우증권 이팀장, 굿모닝증권 홍부장 등은 당분간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반응이다. LG증권 황팀장은 “시장을 관망하는 보수적 자세가 필요하다”면서도 “굳이 매매에 나선다면 제약주, 실적 대비 저평가주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팀장도 “주가가 650선에서 반등을 시작한다면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팀장은 “연말까지는 중소형주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제약주와 신세계, 금강고려화학 등 저 PER주를 추천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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