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요계 '이젠 1316 가수 시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가요계 '이젠 1316 가수 시대'

입력
2000.09.07 00:00
0 0

로우틴 혹은 프리틴, 13~16세 가수들 시대가 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밀리언(백만장)셀러, 빌리언(천만장)셀러 여가수들의 공통점은 모두 15세 전후에 음악계에 데뷔한 점이다.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아무로 나미에, 우타타 히카루 등이 그러하다.

H..O.T, S.E.S 등 히트 그룹을 기획하고 코스닥에도 상장한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수만)가 최근 마케팅에 나선 가수는 13세 소녀 보아다.

SM기획은 3년전부터 보아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는데, 연초부터는 몇 주요 기획사에서도 극비리에 어린 여가수들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쯤이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목적은 분명하다. 채널의 선택권을 쥐고 있으며 음반의 주소비층인 중고생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함이다. 춤과 노래,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또래 가수가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는 노래를 부른다 일종의 '감정이입' 효과다.

'신동 마케팅'도 한몫 거든다. 이소은 박지윤을 보고 "고등학생이" 하던 놀람은 이제 "아니 중학생이" 로 바뀌고 있다. 더 어려지면, 더 많은 화제를 낳는다. 이 경우 20, 30대 성인까지 팬의 분포를 넓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SM기획의 김경욱이사는 "로우틴(Low_Teen)가수는 이미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대세다. 일종의 문화삼투압 현상이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유행하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게 된다. 어린 가수들은 더 오랜 시간 활동이 가능해 중국이나 대만 일본 등 아시아권으로의 진출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여가수부터 시작이다. H.O.T 이후 만들어진 많은 댄스그룹들은 남자 멤버들의 병역 문제가 골칫거리며 주요 멤버가 입대할 경우 팀이 해체되기도 한다. 때문에 병역 문제가 없으며, 외국 진출에 거부감이 적은 부드러운 여자 가수에 대한 선호도가 아직은 높다.

그러나 SM기획은 보아의 후속으로 남자 가수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로우틴 가수는 남녀 구분없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팬덤의 주체세력인 10대 소녀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선 남자 가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13세 소년인 애론 카터가 벌써부터 만만찮은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우틴 가수들이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 조금 일찍 시작한 가수가 될지, 아니면 더 어린 나이에 '소모품 가수' 가 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당분간 가요계의 '패션' 은 더욱 어린 가수를 찾아 헤맬 것으로 보인다.

● 13세 소녀가수 보아

수많은 구설수와 소문에 가려졌던 SM기획(대표 이수만)의 역작 보아(13세)가 실체를 드러냈다. 터프한 힙합사위와 노련한 바이브레이션은 도저히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보아(본명 권보아)는 화면속의 모습이 거짓말인 듯 여리고 보송보송했다.

가수가 된 게 마냥 즐거운 듯 했다. “음…, 노래하고 춤추는 게 그냥 너무 좋아요. 잠 못자는 것만 빼면”

보아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3년전, 가수지망생이던 오빠를 따라 SM기획에 갔다 가수로 발탁되었다.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SM측에서 가장 먼저 가르친 것은 춤도, 노래도 아닌 외국어이다. 보아는 방학때면 일본 NHK아나운서인 구미코의 집에서 숙식하며 일본어를 배웠다.

그래서 지금은 중급 이상의 일본어 실력을 자랑한다. SM측의 권유로 서울 외국인학교에 입학해 영어회화 실력도 상당하다.

일본의 정상급 댄서‘사쿠마’에게서 춤을 배웠고, 서울 재즈아카데미 강사 민금선씨에게 보컬 강습을 받았다.

이렇게 준비하는 3년동안 보아는 본의 아니게 친구들에게 ‘거짓말장이’가 됐다고 한다. “맨날 만나면 그랬어요, 너 언제 가수되어 TV나오냐고요.”

보아는 서태지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잘 생기고, 노래도 좋고, 뭔가 신기한 분위기도 있어요”

아주 어릴 때‘남행열차’‘차차차’를 어른들앞에서 곧잘 불렀다는 그녀가 툭 던지는 한마디가 제법 그럴듯하다.

“트로트랑 R&B랑은 많이 비슷한 거 같아요”보아 스스로도 13살이라는 나이를 가능성과 무기로 여기는 듯하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박은주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