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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경 취임한달 / 고유가·물가불안등 정책수정 기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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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경 취임한달 / 고유가·물가불안등 정책수정 기로에

입력
2000.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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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 문제를 의외로 순조롭게 풀어가던 새 경제팀이 ‘거시의 딜레마(진퇴양난)’에 빠져들고 있다.유가 폭등과 환율 붕락등 급속히 악화하는 대외환경을 놓고 국내경제에 파장은 얼마나 심각할 지, 정책방향은 그대로 가야할 지 아니면 수정해야할 지, 또 수정한다면 그 폭은 얼마로 해야할 지, 아직까지는 자신있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진 념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 6일 취임 한달(7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국제유가동향에 따라 정책기조의 미(微)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애매하게 언급했다. 거시정책 방향에 대해 이런 저런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둔 셈이다.

■ 하반기 최대변수는 유가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상 예상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25달러. 그러나 5일 국제유가는 30.23달러까지 치솟아 있다.

재경부 한성택 경제정책국장은 “배럴당 30달러를 유지할 경우 금년도 원유도입액은 당초 예상치인 235억달러에서 255억달러로 늘어 20억달러의 수지악화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그러나 “호황을 맞고 있는 반도체 수출이 20억달러 정도 목표를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여 유가상승에 따른 수지악화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0억~120억달러로 책정된 경상수지 흑자목표는 달성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상승은 물가에 더 치명적 결과를 준다. 이미 적신호가 들어온 물가를 진정시키려면 탄력세율 적용으로 인상요인을 흡수해야하나, 이 경우 에너지소비억제를 위한 기존의 ‘유가현실화’논리와 상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진 장관은 “탄력세 문제는 추후 생각하자”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 또다른 고민, 환율과 금리

달러당 1,100원대를 위협하고 있는 환율은 유가 못지않게 경상수지에 악재다. 진 장관도 환율급락에 우려감을 표시하며 직·간접수단을 동원한 ‘방어’방침를 분명히 했다.

진 장관은 한국은행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리인상론에 대해서도 “금리를 올린다고 인플레기대심리가 반드시 억제되는 것은 아니란 점을 금융통화위원들이 잘 헤아릴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로 반대입장을 표시했다.

그러나 문제는 ‘저금리-고환율’기조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된다면 금리와 환율중 하나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진 장관이 이날 ‘정책기조의 미조정”을 언급한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안개속 금융시장 채권시장이 냉각된 상태에서 9월이후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19조원에 달하는 것을 놓고 ‘10월 대란설’‘12월 대란설’등이 다시 유포되고 있다.

믿었던 채권전용펀드(CBO)의 약발이 점차 한계를 노출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추석이후 당장 새로운 채권시장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나 마땅한 수단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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