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일 오전 6시 13분 중앙방송을 통해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 취소와 관련, 외무성 성명을 내면서 대미 비난을 시작했다. 북한 성명 가운데 외무성 성명은 일반적으로 점잖은 용어가 사용됐으나 이번에는 매우 원색적인 용어가 빈번하게 동원됐다.이 성명은 “김 위원장 일행이 미행정 당국의 방해 책동으로 목적지에 가지 못했다”며 “미국의 강도적이고 파렴치한 행위에 대처해 강한 대응조치를 취하는 것은 응당한 우리의 자주권 행사”라고 밝혔다.
성명은 “미 항공 안전담당 요원들이 본국 지시라면서 우리나라가 불량국가이기 때문에 우리 대표단 성원들과 그들의 소지품을 따로 검열해야 하겠다는 파렴치한 요구를 제기했다”며 “이 사태는 미국이야말로 세계에서 최대의 불량배 국가, 망나니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그들의 대 조선 적대시 정책이 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보다 비열하고 교활한 수법으로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은 우리 인민의 존엄을 건드린 대가가 얼마나 비싼가를 똑똑히 알게 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 성명은 이날 낮 12시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재차 방송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북미회담의 진전 등을 감안, 대미 관련 언급에 신중을 기해왔는데 이번에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일단 ‘화풀이’차원에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북한은 이번 사태가 형식상으로 미국 민간기업과 북한 사이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 용어를 선택한 듯 하다”면서 “북측이 매시간 성명을 되풀이하지 않고 있는 점 등으로 보아 이번 사태를 무한정 확대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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