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골프 소송비화

내기 골프를 친 중소기업 사장들이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되고 서로 민사소송까지 벌이는 등 두고두고 ‘화’를 입고 있다.중소기업 대표 A씨와 B씨는 3월 제주에 내려가 술자리를 벌인 뒤 모골프장에서 다른 중소기업인 2명과 편을 갈라 수천만원짜리 내기 골프를 쳐 B씨가 무려 3억3,000만원을 잃었다. B씨는 자기앞수표와 약속어음으로 이 돈을 지불한 뒤 “3명이 서로 짜고 술을 먹여가며 사기 도박을 벌였다”며 경찰에 고소, A씨 등 3명이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B씨는 이 과정에서 6,100만원 상당의 자기앞수표를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은 뒤 B씨가 사기를 당한 게 아니라 4명이 고액의 내기골프를 친 것이라며 이들 모두를 상습도박 등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도 1, 2심에서 4명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6일 “압수물 가환부신청을 통해 가져간 자기앞수표를 돌려달라”며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법원에 냈다. A씨는 “사기 골프라 하더라도 장물을 압수해야지 B씨로부터 받아낸 수표와는 상관도 없는 수표를 압수해 B씨에게 주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더욱이 판이 커지긴 했지만 사기를 친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기 골프였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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