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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우정'으로 흔들린 가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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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우정'으로 흔들린 가요계

입력
2000.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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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가수생활에 1등은 생전 처음이라서요"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방송사 가요순위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홍경민(24)은 이미 두 장의 음반을 낸 경력에 어울리지 않게 '1위'를 어색해 했다. 불황 시장에서 앨범판매량도 벌써 30만장에 달했다.

노래를 찾아듣지 않는 중장년조차 그의 이름을 기억하며 '흔들린 우정'을 흥얼거리는 지금, 그는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이다.

1997년 데뷔했지만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한다.

'한국의 리키마틴'이라는 별명과 '흔들린 우정'에서 풍겨나는 마초(Macho) 분위기 덕에 그에게는 남성팬과 아줌마팬이 많다. 정말 '살벌하게' 팬관리를 했던 무명시절이 가끔 그립다고 했다.

"팬이 한 200명이었을 때는 누가 남자친구와 헤어졌는지, 누가 어디에 사는지, 누가 군대에 갔는지 등을 줄줄 꿰고 있었죠."

홍경민은 1집과 2집 때는 음반 전곡을 직접 작사, 작곡했지만 3집을 내며 작곡가 김창환의 대중성에 큰 덕을 봤다. 조장혁을 비롯하여 묻혀있던 실력파 가수들이 잇따라 떠오르는 현실에 대한 그의 원인분석은 단호했다. "일등공신은 방송활동이지요. 방송이 아니었으면 누가 저를 알기나 했겠어요?"

그는 현재 KBS '감성채널21'과 SBS '멋진만남' 의 MC, 각종 버라이어티 쇼와 드라마 출연까지 하루평균 다섯개 프로그램에 나간다.

"연기나 MC는 잘할 필요가 없으니까 긴장이 안 돼요. 노래 부를 때는 솔직히 가사 잊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하는데." 라고 하면서 대중과 언론의 이중성을 따끔하게 꼬집는다.

"솔직히 콘서트와 라이브로 가수다운 활동만 하라고들 그러지요. 하지만 정작 콘서트 오는 사람은 몇이나 됩니까? "

그렇기에 이제는 라이브니, 싱어송 라이터니 하는 형식에 굳이 의미를 두지 않는다. "마이클잭슨이 어디 직접 곡 쓰나요? 라이브도 그래요.

솔직히 춤추면서 노래하는 거 힘들어요" 자신의 입지에 대한 생각도 명확하다. "지금 일등이라지만, 큰 가수들과 비할 바는 아니죠. 학교다닐 때 생각해 보세요. 11등의 경쟁상대는 10등이지 1등이 아니잖아요"

수면부족으로 벌겋게 충혈된 눈에 다소 초조해 보이는 홍경민. 그렇지만 야인(野人)생활로 다져진 탓인지 한마디 한마디에 만만찮은 내공과 생명력이 묻어나는 듯 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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