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1부(주심 유지담 대법관)는 6일 A(72·여)씨가 남편 B(92)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와 이혼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43년동안 부부생활을 하다 황혼기에 이혼소송을 낸 원고에게 책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더 큰 책임은 평생을 봉건적, 권위적 방식으로 가정을 이끈 피고가 한 차례 이혼 소동을 벌인 뒤에도 계속 억압적으로 원고에게 자신의 생활방식을 강요한데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확정판결에 따라 A씨는 남편으로부터 위자료 5,000만원, 재산분할액 3억원, 1998년 6월 기준시가 15억여원 상당의 부동산 지분 3분의 1을 받고 이혼하게 됐다.
A씨는 순종을 강요하는 남편과 갈등을 겪다 94년 남편이 자신을 내쫓고 생활비도 주지않자 96년 이혼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남편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화해했다. 그러나 남편이 반성문을 요구하고, 97년에는 10억여원만 남겨둔 채 평생 모은 부동산을 모대학에 장학금으로 기부하자 다시 이혼소송을 냈다.
1심은 “함께 해로하는 것이 좋겠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2심에서는 승소했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70대 할머니가 자신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80대 남편을 상대로 낸 황혼이혼 소송에서 “혼인 당시의 가치기준을 감안할 때 남편의 ‘가부장적 권위’가 결혼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혼을 허락하지 않았었다.
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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