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는 많다. 그러나 바바라 보니는 특별하다. 98년 그녀의 첫 내한 독창회를 본 사람이라면, 이 아름답고 기품 넘치는 가수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완벽하다는 말은 그녀를 위한 것이다. 정확한 발성과 한 치 오차도 없는 음정 처리, 너무나도 자연스런 표현력과 깨끗하기 그지없는 음색…. 화려함이 아니라 그윽함으로 귀를 적시는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서,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시간에 우리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보석을 깎아낸 듯 영롱하고 정밀한 그녀의 노래는 그녀의 최근 음반 제목인 '눈 속의 다이아몬드'를 떠올리게 한다.
상냥한 햇살에 눈물처럼 녹아버리는 차고 흰 눈 같은 맑음, 바로 그것이다. 그 속에는 더할 수 없이 따뜻한 향기가 숨어있다. 겸손하고 소박하면서 진지한 그녀의 성품을 닮았다.
17일(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에서 만나게 될 그녀의 독창회를 팬들은 목을 길게 뺀 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 번 왔으니까 세 번째 내한 공연이다. 그녀의 장기인 예술가곡을 노래한다.
그리그의 `여섯개의 가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편히 쉬어라 내 영혼이여' `장미 화환' 등 가곡, 코플랜드의 `에밀리 디킨슨 시에 의한 12개의 노래'를 갖고 온다.
예술가곡의 가장 완벽한 해석자'로 정평이 난 그녀가 아닌가.
특히 브라인 터펠, 안네 소피 폰 오토, 안젤라 게오르규 등 세계 최고 성악가들의 반주자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말콤 마르티노가 호흡을 맞춰 더욱 좋은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니는 미국 출신으로 대학에서 독일어와 첼로를 전공한 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가곡을 공부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45개나 넘는 오페라 출연과 200여개의 레퍼토리로 입지를 굳혔지만, 자신의 목소리에 맞는 곡만 세심하게 골라서 연주함으로써 더욱 신뢰를 얻고 있다.
그녀의 연주가 결코 실망스런 법이 없는 것은 그처럼 엄격한 자기 관리에서 오는 것이리라. 공연문의 (02)598-8277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