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몸살 앓을 일이 생겼다. 고독과 우수의 작곡가 브람스 때문이다.임헌정이 지휘하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LG아트센터에서 4회의 브람스 축제를 갖는다.
이달부터 12월까지 매달 한 차례, 브람스와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스승인 슈만, 브람스가 평생 정신적 사랑으로 만족해야 했던 슈만 부인 클라라의 작품으로 꾸민다.
중견 클라리넷 연주자 오광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이름으로 독주회를 한다.
덥수룩한 수염과 백발에 다소 무뚝뚝한 표정, 쏘아보듯 강렬한 눈빛의 이 사나이는 겹겹으로 쌓아올린 음향과 치밀한 형식의 작품들을 남겼다.
집요하게 가슴 속을 파고드는 그의 음악은 묵직하고 짙은 체취로 다가온다. 이 가을에 브람스를 만나자.
부천필의 브람스 축제는 브람스 교향곡 1~4번 전곡을 한 번에 하나씩 완주한다. 첫 무대는 23일(토) 오후 6시 LG아트센터에서 `낭만적 꿈과 사랑'을 부제로 열린다.
슈만의 꿈결 같은 `트로이메라이', 클라라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a장조,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특히 클라라 슈만의 피아노협주곡은 국내 초연으로,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을 듣는 피아니스트 최희연(서울대 교수)이 협연한다. 클라라 슈만은 남편의 그늘에 가려진 편이지만, 뛰어난 작곡가이자 세계 최초의 직업적인 여성 피아니스트였다.
이번 브람스 축제는 협연자가 뛰어나 더욱 기대가 된다.
첫 무대의 피아니스트 최희연 외에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10월 21일), 피아니스트 게르하르트 오피츠(11월 18일), 첼리스트 지안 왕(12월 16일)이 그들이다. 공연문의 (02)2005-1421
오광호의 클라리넷 독주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14일(목) 오후 7시 30분 한국예술종합학교 크누아홀에서 열린다.
교향곡 뿐 아니라 실내악과 가곡에 뛰어났던 브람스의 클라리넷을 위한 실내악곡으로 구성한 음악회다.
클라리넷의 그늘진 듯 우울하고 달콤한 음색에서 브람스의 얼굴을 본다.
클라리넷과 피아노 소나타 1번, 2번, 클라리넷ㆍ첼로ㆍ피아노 3중주 a단조를 연주한다. 오광호의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료 교수인 피아니스트 임종필, 첼리스트 양성원이 함께 한다. 공연문의 (02)520-8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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