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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15승 '폭풍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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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15승 '폭풍의 계절'

입력
2000.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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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박찬호(27)가 시즌 4연승을 달리며 자신의 시즌 최다승기록과 타이인 15승(8패)을 따내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기록(16승)에 1승차로 다가섰다.박찬호는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8이닝동안 단 2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잘 막아 승리를 따냈다.

다저스가 6-1로 이긴 이날 경기서 박찬호는 삼진을 6개 잡아낸 반면 볼넷을 7개나 허용, 제구력에 다소 문제점을 드러냈으나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방어율을 3.45로 낮췄다.

박찬호는 이날 승리투수가 됨으로써 94년 메이저리그 데뷔후 지금까지 자신의 시즌 최다승이었던 15승(98년)과 타이를 이뤘다. 앞으로 1승만 보태면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던 일본인투수 노모가 기록했던 동양인출신 최다승(16승)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박찬호가 1회초 수비를 간단히 마무리하자 다저스 타선은 1회말 무사 1,2루에서 게리 셰필드의 적시타로 간단히 선취점을 뽑았다. 4회까지는 내셔널리그 방어율 3위에 올라있는 로버트 퍼슨과 팽팽한 투수전을 전개했다.

박찬호의 최대 위기는 5회초.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잇따라 볼넷을 허용,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페레스를 투수앞 땅볼로 유도하며 병살 처리한데 이어 퍼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찬호가 위기를 잘 넘기자 다저스 타선이 폭발했다. 5회말 벨트레가 우월 솔로아치를 그린데 이어 계속된 2사 1,2루에서 그루질라넥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며 3-0으로 달아나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다저스는 6회말 숀 그린이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7회말 선두타자 박찬호의 안타를 발판삼아 2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박찬호는 8회까지 131개의 공을 던져 9회 마운드를 애덤스에게 넘겨줘 완봉기회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박찬호가 최근 승승장구하는 것은 슬로커브 덕분. 박찬호도 "슬로커브가 잘 먹히면서 경기하기가 수월하다. 최근에는 포수가 원하는대로 볼을 던진다."고 밝혔다. 시속 150km이상의 빠른 직구를 던지는 박찬호의 슬로커브는 시속 126km전후.

20km이상의 시속차가 타자들을 현혹시키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이날 경기에서도 박찬호는 위기상황에서 여러 차례 슬로커브로 상대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며 결정구로 빠른 직구를 사용, 단 2개의 안타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박찬호의 다음 등판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0일 오전4 시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나설 전망이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꿈의 20승은 가능할까.

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8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5승(8패)을 올린 박찬호는 올시즌 초부터 내내 "올시즌 20승"을 되뇌여왔다. 박찬호의 꿈은 다저스의 잔여경기가 얼마남지 않아 희망사항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LA다저스의 잔여경기는 25게임. 5선발을 지키고 있는 다저스로 볼 때 박찬호는 앞으로 5차례 선발등판을 남겨두고 있어 연승행진을 계속하지 않는 한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 현재 승률로 볼 때 박찬호는 올 시즌 최대 19승, 최소 18승으로 노모 히데오가 1996년 작성한 동양인 최다승(16승)을 껑충 뛰어넘을 전망이다.

박찬호가 최상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다저스는 특혜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높다. 즉 다저스는 박찬호가 시즌 19승을 올릴 경우 이틀 내지 삼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리는 배려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다저스는 시즌 20승에 도전한 에이스 케빈 브라운에게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특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승차에서 7게임차가 나는 다저스는 지구 1위 내지 와일드카드 진출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만큼 시즌 막판 3선발 또는 4선발 로테이션으로 갈 가능성도 있어 20승도전은 시즌 종료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어 보인다.

꿈의 20승을 잃는다 해도 내셔널리그 공동 4위에 오른 박찬호는 시즌 막판 톰 글래빈(애틀랜타, 18승),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7승)과 함께 다승 빅3에 등극할 가능성은 대단히 높아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박찬호 일문일답

15승에 도달한 기쁨이 컸기 때문인지 박찬호는 "20승을 해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20승을 하면 좋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은 팀 승리가 더 중요한 시기"라고 덧붙혔다.

- 데뷔후 첫 완봉승의 욕심은 없었는가

"7이닝 정도를 생각했었는데 코칭 스태프에서 1회 더 던질 기회를 줬다. 투구 수(131개)가 많아 코칭스태프에서 바꾸겠다는 뜻을 8회 수비후 나타냈고 받아들였다"

- 한시즌 최다승 타이를 이뤘는데.

"최근 경기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을 모두 해보았고 승리까지 뒤 따랐다"

- 오늘은 볼넷(7개)이 많았다

"솔직히 오늘은 운이 좋았다. 커브와 체인지업 같은 변화구를 많이 던졌는데 타자들이 많이 쳐 줬고 그것이 빗맞았다. 특히 체인지업을 다른경기보다 2배 정도 더 던졌다. 볼넷이 많았던 것은 직구 컨트롤이 나빴기 때문이다."

/LA=장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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